사망자만 100여 명… 최악의 토네이도, 미국 중부 할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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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부 6개 주가 10일(현지시간) 몰아친 역대급 토네이도로 인해 쑥대밭이 됐다. 토네이도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거리를 휩쓸고 지나갔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만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연방정부는 가장 피해가 컸던 켄터키주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자원을 즉각 투입하기로 했다.

11일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 아칸소, 일리노이, 미주리, 테네시, 미시시피 등 6개 주에서 최소 30개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일부 주에서는 풍속이 최대 112km까지 도달했으며, 강력한 바람에 잔해가 상공 약 6100m까지 솟아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노던일리노이대학교 기상학자 빅터 젠시니 교수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흔적을 남긴 토네이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긴 토네이도는 1925년 미주리, 일리노이주 등 355km를 통과한 것이었으나, 이번 토네이도는 통과 구간이 400k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켄터키·아칸소·미주리 등 6개 주
최소 30개 토네이도 연쇄 발생
역사상 가장 긴 흔적 남기고 가
켄터키주에서만 최소 84명 사망
110명 근무 양초 공장 완전 붕괴
바이든, 켄터키 비상사태 선포

ABC·CNN방송에 따르면 이번 토네이도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84명에 이른다. 특히 가장 피해가 컸던 켄터키주에서만 최소 7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사망자가 10여 개 카운티에 걸쳐 100명이 넘을 수도 있다”면서 “켄터키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며 가장 치명적인 토네이도 사태”라고 말했다. 켄터키 메이필드시에서는 110명의 직원이 근무하던 대규모 양초 공장이 붕괴됐다. 지금까지 40명이 구조됐으며, 현장에서는 계속해서 생존자 수색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도 수색·구조팀을 파견했다.

이밖에 일리노이 아마존 물류창고, 아칸소 요양병원 등도 토네이도가 강타해 무너져 내렸다. 해당 지역에는 전기와 함께 수도 공급이 끊겼으며, 경찰서와 소방서도 파괴돼 구조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AP통신은 “피해가 집중된 메이필드시는 사람이 살던 마을이었다고는 상상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현장 상황을 묘사했다. 캐시 오낸 메이필드 시장은 CNN 보도에서 “오늘 아침 본 도시는 마치 성냥개비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총력 대응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장비, 인력 등 연방 자원을 긴급 투입하고, 피해가 집중된 켄터키주에 대해 연방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피해지역 주지사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알려달라고 했으며, 함께 지역사회 복구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역사상 가장 큰 토네이도 사태 중 하나가 될 것이며, 이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시어 주지사는 토네이도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한 ‘토네이도 구제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피해 상황이 정확히 집계되지도 않은 가운데 미 남동부와 테네시 밸리 일대 등에는 추가로 폭풍경보가 내려져 미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토네이도를 두고 지구 온난화에 따른 극단기상 현상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한다. 빅터 젠시니 교수는 11일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기후변화가 토네이도 발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12월 이상 고온 현상이나 라니냐 등이 토네이도 발생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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