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이나 침공하면 가스관 폐쇄”… 푸틴에 으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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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설 경우 독일-러시아 직통 천연가스관을 폐쇄토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리 국경에서 군사적 잠재력을 키우고 있는 것은 러시아가 아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라고 맞받았다. 미 바이든 대통령과 러 푸틴 대통령이 6개월만에 화상으로 만나 2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했음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 정상 화상회의서 강경 입장
루블-달러화 환전 차단도 검토
미-러 접점 못 찾아 갈등 격화
푸틴 “나토가 안정 저해” 반박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강력한 경제 조치와 기타 조치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강력한 러시아 경제 제재 중 하나로 유럽으로 가는 노드스트림2 가스 파이프라인을 중단토록 독일에 요구할 것이며, 미국과 유럽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추가 방어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에너지공사 가즈프롬이 최대 주주인 노드스트림2는 100억 유로(약 14조 2000억원)가 투입된 사업으로 올 9월 완공됐다. 1200km 길이의 이 송유관은 발트해 해저를 통과해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간 550억㎥의 천연가스를 보낼 수 있다. 가뜩이나 이 가스관이 본격 개통되면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던 상황에서 미국이 이 카드를 경고장으로 내민 것이다. 유럽의 천연가스 중 3분의 1은 이미 러시아산이다. 미국 워싱턴 정가는 노드스트림 프로젝트에 대해 “유럽에 나쁜 거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외에도 루블-달러 환전 차단과 러시아 올리가르히를 겨냥한 금융 제재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블화의 환전을 제재한다면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거나 러시아와의 국경에 무기 시스템을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법적 보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크렘린궁은 특히 나토 확장에 대한 상당한 불만을 표하며 “나토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러시아 국경 인근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는 탓”이라고 서방과 우크라이나에 이번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그동안 미국 외교 공관의 활동에 가한 모든 제한을 선제적으로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 배치를 늘리고, 내년 초 17만 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러 갈등이 증폭되면서, 유럽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겨울을 맞아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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