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나기 전 ‘이별 신호’… 후유증 없게 차분히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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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잘 이별하는 법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다는 뜻의 ‘회자정리(會者定離)’처럼 영원한 건 없다. 무엇보다 생(生)과 사(死)는 사람의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다. 사람도 그렇지만 반려동물의 죽음은 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수명이 짧기에 언젠가 이별을 마주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떠난 뒤 상실감으로 ‘펫로스 증후군’을 겪기도 하는데, 전문가들은 반려동물과의 좋은 이별이 우울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앞두고 반려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음식물 거부·체중 급감·활동량 줄어
손 잡고 괜찮다는 말·눈빛 소통 자주 해야
사진 간직하기·산책 많이 하기 등 필요
반려동물과 추억의 장소 만들기도 좋아
숨진 것 확인 후 당황 말고 편하게 눕혀주길

■반려동물 행동학적 이별 증상

반려동물은 세상을 떠나기 전 반려인에게 여러 신호를 보낸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고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첫 번째, 음식과 물을 거부한다. 음식과 물을 거부하는 건 가장 흔한 행동 변화다. 식욕이 없는 건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며, 이별이 가까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려동물이 처음에는 사료를 거부하게 되는데, 이때는 간식을 챙겨주는 것이 좋다. 간식마저도 거부한다면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거나 사료를 죽처럼 만들어 주사로 급여한다. 사료와 간식 모두를 거부하는 상황이라면 이별이 눈앞에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해두자.

두 번째, 체중이 급격히 감소한다. 음식과 물을 거부하면서 몸무게도 빠지고, 동물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반려동물도 많이 지친 상태다. 따라서 담당 수의사와 상담 후 치료의 방향과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

세 번째, 활동량과 움직임이 없다. 평소 쉬는 곳에서 미동도 없이 누워있고 주변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거나 알아채지 못한다. 이때 소변과 대변을 가리지 못할 수 있으니 반려인은 반려동물이 편하게 있을 수 있도록 기저귀를 채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네 번째, 평소와 호흡이 다르다. 반려동물의 호흡이 어느 순간 불규칙하고, 숨쉬기 힘들어하는 게 느껴진다면 정말 이별을 마주해야 할 수도 있다.

반려동물 장례식장 펫로스케어 조중헌 대표는 “위와 같은 증상이 순차적으로 오고 있다면 정말 이별이 눈앞에 있다는 것”이라며 “아이가 편안하게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손을 잡고 괜찮다는 말과 눈빛을 자주 보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별 전 반려인이 해주면 좋은 것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경험한 반려인들은 아이에게 잘 해주지 못한 것만 떠올라 후회한다. 이별 후 후회가 최대한 남지 않도록 반려동물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동물과 이별하기 전 반려인이 해주면 좋은 행동으로 △반려동물 사진 간직하기 △주변 반려인들과 소통 많이 하기 △산책 많이 나가기 △건강 해치지않는 선에서 마음껏 먹이기 △반려동물과의 추억의 장소 만들기 △반려동물 털이나 치아 보관하기 등이 있다.

많은 반려인들이 이별 후 정리를 위해 반려동물 사진을 지운다. 이는 반려인들이 가장 많이 후회하는 행동 중 하나다. 반려동물이 흐릿한 모습으로 생각나면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기도한다. 그렇기에 전부 지우기보다는 반려동물 사진 하나 정도는 간직하자.

주변 반려인과 소통을 많이 하는 것도 방법이다. 동호회나 카페 활동을 통해 반려동물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같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지인을 만드는 게 좋다. 이별 후에도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해 줄 사람이 생겨 우울감을 떨쳐낼 수 있다. 무엇보다 산책이나 마음껏 먹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많기에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산책을 많이 해주자. 또한 반려동물을 기억하고 싶을 때를 대비해 추억이 담긴 장소를 만들거나 털과 치아 등을 보관해뒀다 꺼내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과 이별 후 대처 방법

마음의 준비는 했어도 이별이 닥치면 무엇부터 해야 될지 당혹스럽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음을 확인했다면 먼저 담요나 수건 위에 패드를 깔고 아이를 편하게 눕혀주자. 혀가 입 밖으로 나왔을 경우 물티슈나 탈지면을 물려야 한다. 사후경직이 왔을 때 혀를 깨물어 상처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후에 반려동물이 눈을 뜨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지만 보기 힘이 든다면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눈을 살짝 감겨준다.

2차 부상 방지를 위해 사후경직이 온 팔과 다리는 만지지 않고 그대로 편하게 둔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즉시 장례식장에 가야 하는 건 아니다. 담요나 수건 밑에 아이스 팩을 4~6개 정도 깔고 아이를 편하게 눕혀주면 72시간까지는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후 장례식장으로 이동할 때는 항문 쪽에 배변패드를 놔두고 큰 타월이나 담요로 감싸 안은 후 아이 목을 잘 받쳐서 이동하면 된다.

조중헌 대표는 “많은 반려인들이 이별로 고통스러워하는데 반려동물과의 이별이 ‘반드시 찾아올 이별’임을 받아들인다면 펫로스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윤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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