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건강 식품서 새 항암 물질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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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트, 미토큐 암 억제 효과 발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시판 건강기능식품에서 항암 성능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이 약품보다 더 뛰어난 신규 항암물질도 찾아냈다.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을 새로운 치료제로 탈바꿈하는 ‘약물 재창출 전략’의 성공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UNIST 생명과학과 강병헌·이창욱 교수팀은 ‘미토큐 (MitoQ)’가 암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 과다 생성된 ‘트랩원(TRAP1)’ 단백질을 억제해 항암 활성을 지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저명 화학저널인 미국화학학회지(JACS)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1일 출판됐다.

연구진은 암세포 미토콘드리아에 침투하는 약물을 연구하다가 트랩원 단백질에 작용하는 특정 화학구조를 발견, 이 구조를 지닌 기존 약물들을 선별 검사(스크리닝)해 미토큐를 찾아냈다. 미토큐는 미국, 유럽 등지에 시판하는 항산화 건강기능식품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토큐의 목표물인 트랩원은 암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 다량 발견되는 단백질이다. 종양 성장을 촉진하고 항암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암 유발 물질로 알려져 있으나, 트랩원을 억제할 치료 약물 개발은 그동안 초기 단계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이번 약물 재창출 연구결과로 임상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트랩원 저해물질을 확보했다. 특히 트랩원의 발암 활성을 강력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약물 결합 부위를 세계 최초로 발굴해냈다. 미토큐는 트랩원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트랩원 단백질이 목표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까지 막는다.

강병헌 교수는 “암환자들이 임의로 미토큐를 구입해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어 임상연구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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