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동학 ‘범한반도적 나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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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의 이중과세와 한반도식…/백낙청

는 촛불혁명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통찰하는 책이다. 근대의 성취와 극복, 그리고 분단체제의 극복을 2016~2017년 촛불혁명을 통해 통찰하고자 한다. 계간 의 명예편집인이자 서울대 명예교수인 백낙청이 썼다.

그가 보기에 촛불혁명은 우리 역사에서 깊은 뿌리를 지니고 있다. 전사로서 4·19, 5·18, 6월 항쟁이 있으나 훨씬 더 소급할 수 있다. 이미 그 전에 3·1운동이 백년 변혁의 시동을 걸었는데 더욱 길게 보면 1860년대 수운 최제우의 동학에서 비롯된 한반도 후천개벽운동의 물줄기가 3·1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도 이어진 것이었다. 1894년의 동학농민전쟁은 조선후기 실학의 ‘개혁’이 한계를 보인 뒤 ‘개벽’을 향한 사상적 실천적 돌파였다는 것이다.

동학과 3·1운동이 꿈꾸었던 것은 ‘범한반도적 나라 만들기’였다고 한다. 그런데 범한반도적 나라는 분단체제에 의해 70년 가까이 가로막혀 있다. 새 가능성을 열어 보인 것이 2000년 6·15 선언이었고, 다시 촛불혁명이 그것의 진전을 추동했다는 것이다. 2000년 남북은 조속한 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데 합의했다.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화해와 재통합, 즉 ‘느슨한 결합’을 지향하기로 했다. 이것이 지구상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창의적인 한반도 재통합 방안’이라는 것이다.

한반도식 나라 만들기는 근대의 이중과제(성취와 극복)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본다. 그것은 일본도 중국도 풀지 못한, 취하지 못한 새로운 방식이다. 동아시아, 세계사적 차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데로 나아가야 한다는 거다. 백낙청 지음/창비/492쪽/2만 2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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