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귀환… “국토 수호 군인 마음으로 연수에 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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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국방 인in人] SNT모티브, ‘도미 기사’ 부산 초청

도미(渡美)기사 황익남 씨, 강흥림 백소영 씨 부부, 곽현환 정순자 씨 부부, 김은호 고종옥 씨 부부, 김형우, 박남섭 씨, 양재근 김정자 씨 부부, 유태권 노채경 씨 부부, 윤영길 이상옥 씨 부부, 이경식 씨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육군 조병창의 기술과 정신을 이어받은 글로벌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 SNT모티브(대표이사 김형철)가 대한민국 자주국방 1세대 ‘영웅’ 도미기사 어벤져스를 부산으로 초청했다. 29일 부산 호텔농심에서 열린 ‘영웅들의 귀환’ 행사를 마친 도미기사들은 SNT모티브로 가서 추억을 되새겼다. 자주국방 어벤져스 도미기사는 <부산일보> 9월 15일 자 6면 ‘자주국방인in人’ 시리즈 중 ‘27인 도미기사 어벤져스’에서 소개했다.

황익남 씨 “1세대로 큰 자부심 가져”
김형철 대표 “K 화기, 정밀기술 뿌리”
강흥림 씨 “세계 최강 신화 이어가길”
당시 단장 강영택 씨 “동료 초청에 감사”


도미기사 대표 황익남 씨는 “1971년에 기사로 뽑혀서 81년까지 국방부 조병창에 근무했다”며 “자주국방 1세대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50년 만에 정밀조병의 초석인 SNT모티브가 우릴 초청해줘 너무 고맙다”고 감격했다. 미국 연수 때 피자를 주문했는데 밥상 만한 크기여서 모두 놀랐다는 추억을 이야기했다.

단장이었던 강영택 씨는 메시지를 통해 “기획 단계부터 공장 준공까지 관여한 저로서는 26명의 동료와 함께 이번 행사에 초청받은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강흥림 씨는 “돈도 기술도 없던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배워온 기술로 국방부 조병창은 유사 이래 첫 국산 소총을 생산한 자주국방의 전진기지가 됐다”며 “SNT모티브가 국산 K시리즈 화기의 발전을 통해 세계 최강의 개인화기 제조강국이 되는데 이바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태권 씨는 “단조 담당이었는데 소총은 정밀 부품이 많아 1/1000인치 가공을 해야 했고, 이 기술은 우리나라 정밀기계공업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이경식 씨는 “병기 부품은 호환성이 중요한데 밤새워 부품을 맞췄던 기억이 새롭다”고 회상했다. 김은호 씨는 “우리가 백업 엔지니어들을 가르쳤는데 잘 가르쳐 놓으면 민간업체에서 데리고 가 버려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며 “그래도 이 친구들이 각계에서 활약해 국산 자동차엔진을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곽현환 씨는 “케미칼을 전공한 ROTC 1기로 소위부터 총기 착색 임무를 맡았다가 조병창에서 도미기사로 발탁됐다”며 “미국에서 매끼 즐겨 먹던 햄버거와 켄터키 치킨이 아쉬웠는데 10년 뒤에 한국에도 생기더라”며 웃었다. 곽 씨는 “작업복을 입었지만, 국토를 수호하는 군인이라는 마음을 연수 내내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형우 씨는 “미국 마트에서 미국인들은 잘 먹지 않는 닭똥집을 가지고 나오려다가 직원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 끝내 두고 왔다”며 “도미기사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외교관이라는 신분으로 이를 악물고 생활했다”고 말했다.

박남섭 씨는 “당시 유일한 고졸 도미기사로 자부심이 있다. 69년 미국 병기학교에서 특수교육을 받았는데, 그 경험으로 발탁됐다”며 “시험 과정에 폭발사고가 있어 원인규명하느라 애썼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양재근 씨는 “미국 가기 전에 운전연습하다가 사고를 내기도 했다. 미국 면허증을 땄다. 출퇴근 담당이었다”며 “맥주를 사려다 루즈비어(탄산수)를 잘못 사서 쓰게 나눠 마셨던 기억이 강렬하다”고 말했다.

윤영길 씨는 “결혼 14일만에 미국 하와이로 입국했는데 더운 줄 모르고 한국이 겨울이라 겨울옷을 입고 갔다”며 “미국의 양변기 적응이 안 돼 고생했던 기억이 새롭다”며 웃었다.

김형철 SNT모티브 대표는 “순수 국내기술로 만드는 K시리즈 화기는 정밀기계기술의 튼튼한 뿌리를 바탕으로 지속해서 발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자주국방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공동 기획:SNT mot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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