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없는 자민당 총재 선거… 고노, 기시다, 다카이치로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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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는 주요 후보 3명이 경쟁하는 구도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대세론이 형성되지 않아 누가 당선이 유력한지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자민당 주요 파벌은 지지 후보 1명을 결정하는 대신 각자의 판단에 따라 지지 후보를 결정하도록 사실상 자율 투표를 용인하는 분위기다.

실질적으로 일본 총리 결정하는 선거
주요 파벌들 ‘후보 단일화’ 하지 않아
투표도 각 의원 자율에 맡기는 분위기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 등 3명이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유력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이번에 입후보하지 않기로 했다고 복수의 일본 언론이 15일 전했다.

1년 전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가 총재로 선출될 때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의 사의 표명 직후 주요 파벌이 스가 지지를 선언해 일찌감치 스가 대세론이 형성됐으나 이번에는 각 파벌의 지지 후보가 단일화되지 않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국회의원 96명)와 아소파(53명), 다케시타(竹下)파(52명), 니카이(二階)파(47명) 등 상위 4개 파벌과 이시하라파(10명)의 소속 의원이 지지 후보를 자유롭게 결정해 투표할 수 있도록 사실상 자율 투표를 하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은 당원 지지 기반이 비교적 넓은 이시바와 손을 잡으면 당원·당우 표의 비율이 50%인 1차 투표에서 유리해질 가능성이 있으나 대신 아베와 아소의 견제를 받아 국회의원 표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만약 1차 투표에서 전체 표의 과반을 얻지 못해 국회의원 표의 비중이 큰 결선 투표로 가는 경우 이시바와 손을 잡은 것이 독배가 될 수도 있다.

기시다파(46명)는 기시다를 지지하며, 이시바파(17명)는 15일 예정된 임시 총회에서 파벌의 대응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는 소속 파벌이 모두 자신을 지지한다는 점이나 호소다파와 아소파 양쪽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소다파의 경우 14일 열린 임시 총회에서 호소다 히로유키 회장이 다카이치와 기시다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실제 투표는 “각 의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카이치는 자신이 신봉하는 극우 사관을 확산하기 위해 대외 메시지를 발신하는 전담 기관을 권력 중추인 총리관저에 두겠다는 구상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본 일본군 위안부 동원 문제를 다룬 중학교 교과서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반일적 교과서’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2선 중의원 의원 등이 1997년 ‘일본의 전도(前途)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의 모임’을 결성해 공격에 나설 때 간사장 대리로 이름을 올리는 등 일찍부터 우익 사관을 추종했다. 다카이치 유권자의 지지도는 3명의 주자 중 가장 낮지만 1차 투표에서 살아남아 결선 투표로 가는 경우 아베를 비롯한 보수·우익 세력의 표를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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