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SG 경영’ 주저한다면 부산 경제 미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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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과거에는 재무적 성과만으로 기업을 평가했지만 지금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와 같은 가치의 중요성을 먼저 이야기한다. 하지만 지역 주요 기업들의 이 새로운 경영 트렌드에 대한 인식이 의외로 낮은 것으로 드러나 안타깝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상장사와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7곳가량이 여기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중소기업이 많은 지역의 특성상 아직까지 가치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언컨대 ‘ESG 경영’ 도입을 지금처럼 주저한다면 부산 경제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산업은 몰락 위기감에 도전 나서
세계적 흐름 혼자 거슬러선 안 돼

지역 기업들은 ESG 경영이 시기상조이거나 강제성이 없어 현재로서는 도입하지 않아도 큰 불이익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경영 공시 의무가 없다고 손 놓고 있을 일은 아니다. 2025년부터 도입되어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될 예정이라니 눈앞으로 닥친 가까운 미래다. 구멍가게가 아니라면 5~10년 앞은 내다봐야 한다. 글로벌 큰손들은 이미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대기업도 앞다퉈 관련 조직을 만들고 ESG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기업이 협력사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행동규범을 제정하고 있다니 중소기업에도 ESG 경영은 필수가 되었다.

대형선망수협 등 수산업계의 발 빠른 움직임도 한번 참고하라고 권하고 싶다. 대형선망수협은 최근 기존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보다 훨씬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 인증 도전에 나섰다. MSC는 미래의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을 위해 남획·불법 어획·혼획·해양환경 파괴 등을 최소화하는 지속가능 어업 국제규격을 제정하고, 에코 라벨 사용을 장려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NGO(비정부기구)다. ‘지속가능한 수산물’이라는 이미지가 수산물 브랜드화를 놓친 부산 수산업계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대로 가면 수산업은 몰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도전에 나선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지역 기업들은 새겨들어야 한다.

자본과 기술,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친환경 같은 가치로 전환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소비자들이 환경, 노동, 불공정 관행 등에 대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으니 어쩔 것인가. 당장 전 세계 기업들이 ESG를 요구하고 나섰으니 수출 중소기업에게 ESG 경영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낯선 기준이 두렵지만 막상 부딪치면 할 수 있다. 부산시와 부산상의는 관련 교육과 컨설팅으로 도움을 주기 바란다. 대기업도 협력사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방치하지 말고 상생하고 동반성장한다는 개념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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