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가난·병마와 홀로 싸우는 정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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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총각 할아버지 정남(71) 씨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뒤뚱뒤뚱 골목으로 나오면, 마주치는 이웃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할아버지도 따뜻한 눈웃음으로 이웃들에게 일일이 안부를 묻습니다. 40년 가까이 살아온 작은 마을이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웃들은 그를 여전히 “박 군”이라고 부릅니다. 성실하면서도 성격도 밝아 이웃들에게도 인기가 좋습니다. 그런 할아버지가 몸이 안 좋다고 하니, 떡과 반찬을 챙겨주는 이웃들도 많습니다. 웃으며 감사하게 받지만, 실은 직장암이라 할아버지는 음식을 대부분 먹지 못합니다.

직장암에 알츠하이머까지
변비약 대증요법에만 의존
고통 덜어 줄 간병인 절실

정남 할아버지는 지난해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의사는 치료를 제대로 받고 종양의 크기부터 줄여야 수술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치료를 받을 여건이 안되는 할아버지는 수개월 동안 변비약만 먹으며 버티고 있습니다.

6·25전쟁 전후에 태어난 여느 할아버지나 할머니처럼 정남 할아버지의 삶도 고달픈 시간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정남 씨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몸이 안 좋던 어머니도 할아버지가 10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 곁으로 떠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의지하던 형마저 일찍 세상을 떠, 10대부터 홀로 세상에 던져져, 지금껏 가족이 없습니다.

초등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정남 할아버지는 신발 공장을 비롯해 먹고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습니다. 성실하게 돈도 모았지만, 세상은 무서웠습니다. 배운 게 부족하고 의지할 사람조차 없는 데다 성격마저 순한 탓에, 할아버지는 이래저래 이용만 당하거나, 사기를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지금 정남 할아버지는 공장을 개조한 낡은 집에 월세로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폐지나 고철을 모았는데, 지난해부턴 몸이 아파 그마저도 불가능해졌습니다.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두 달 전 검사를 했는데, 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더욱이 최근엔 알츠하이머 진단까지 받아, 누군가 곁에 없으면 제대로 된 병원 치료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물론 그는 가족도 없고, 간병인을 고용할 돈도 없습니다. 이런 사정 탓에 치료가 미뤄지자, 할아버지는 애써준 사회복지사에게 더 미안해합니다. 몸의 고통은 감추고 “괜찮아…. 변비약만 먹으면 나을 수 있어”라며 멋쩍게 웃는 정남 할아버지.

대한민국이 가난하던 시절, 그 가난을 홀로 짊어온 정남 할아버지. 자신의 불행을 원망조차 하지 않는 그가 노후만이라도 덜 아프게 보냈으면 합니다. 그러려면 간병인이 필요합니다. 정남 할아버지가 정상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립니다.



△강서구청 생활지원과 조영일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에서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클릭.

△지난달 28일 자 태림 씨 후원자 57명 206만 5260원(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523명 공감클릭 100만 원)

QR코드를 스캔하면 모바일뱅킹 ‘썸뱅크’로 더욱 간편하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문의 1800-0500(금융센터)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21일 자 영애 씨 사연
지난달 21일 자 영애 씨의 사연에 96명의 후원자가 636만 6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1574명의 공감기부를 통해 157만 4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보내주신 후원금은 영애 씨의 자녀 수술비와 재활치료비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영애 씨는 아픈 딸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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