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줄 때 잘하자” ‘서튼 키즈’가 만든 39일 만의 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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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추재현, 김민수, 강로한(왼쪽부터)이 1~2일 치러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릴레이 홈런포를 가동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거인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꼴찌를 헤매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서튼 키즈’의 활약에 힘입어 연승을 거두며 반등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4~6일 kt 위즈와의 원정 3연전도 기대감을 높인다.

롯데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먼저 두 경기를 선점하며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6연패 뒤 거둔 2연승이자 서튼 감독 체제에서 맞은 첫 연승이다. 상대팀으로부터 위닝시리즈를 가져온 것도 4월 24일 KT전 이후 39일 만이다.

추재현·김민수·강로한 홈런포
감독 교체 후 첫 ‘위닝시리즈’
고른 기용 ‘서튼 용병술’ 효과
젊은 선수들 잠재력 발휘 시작
감독·선수 신뢰감 형성도 수확
김진욱·최영환 ‘탠덤’ 전략 구상

롯데의 상승세는 지난 달 서튼 감독이 취임하며 2군에서 불러올린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추진력을 제공했다. 1차전 추재현, 2차전의 김민수와 강로한 등 두 경기에서 홈런포로 팀의 득점을 이끈 선수 3명은 모두 서튼 키즈다.

이들은 지난 3주간 꾸준한 출전으로 경험이 쌓이자 마침내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순환 없이 일부 주전 선수들이 고정적으로 출전했던 것과 달리 주전과 비주전 가리지 않고 고르게 기용하는 서튼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잦은 출전으로 피로가 누적된 주전들의 경기력 회복도 기대된다.

이번 키움전에서 롯데는 붙박이 좌익수 전준우를 지명타자로 전환하고, 그 자리에 추재현을 내세웠다. 2일 2차전에서는 중견수 민병헌, 2루수 안치홍에게 휴식을 주고 각각 강로한과 김민수가 나오는 등 고르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서튼 감독은 특히 뇌동맥류 수술 뒤 돌아온 민병헌의 컨디션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민병헌에게 하루 휴식을 주는 차원”이라며 “컨디션이 떨어지면 좀 늦게 출근시키고, 종일 쉬게 해주는 날도 있다. 차라리 하루를 푹 쉬는 게 회복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쌓인 감독과 선수 사이 신뢰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귀중한 자산이다. 특히 2일 생애 첫 홈런을 투런포로 장식한 김민수는 경기 전 서튼 감독의 칭찬이 나오자 즉시 기대에 부응해 눈길을 끌었다. 서튼 감독은 “김민수는 굉장히 역동적이고 공수에서 정신력이 좋다. 내야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고, 타자로서의 재능도 좋다”고 말했다.

경기 후 김민수 역시 “서튼 감독님과는 2군에서 보이지 않는 신뢰감을 많이 쌓았다”며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좀 더 집중했다”고 소개했다.

민병헌 대신 출전한 강로한도 서튼 감독으로부터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우중간으로 향하는 공도 잘 잡아냈고, 타구도 잘 따라갔다”는 좋은 평가를 받은 뒤 홈런으로 화답했다.

한편 서튼식 용병술은 마운드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아직 1군 경험이 부족한 투수 김진욱과 최영환을 함께 묶어 선발 투입하는 ‘탠덤’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탠덤은 통상 선발투수가 5~6이닝 가량 소화하는 것과 달리 두 선수가 각각 3이닝 정도 전력 투구하는 체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이 주전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한 전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진욱의 짝으로 거론된 최영환은 최근 구승민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며 대신 1군에 올라왔다. 서튼 감독은 최영환에 대해 “1이닝 불펜과 탠덤 자원 모두 활용 가능하다”면서 “주춤한 선발진이 무너지면 듀얼 모드로 내세울 만한 카드”라고 평가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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