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연착’ 서부경남 KTX, 이러다 무산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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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5개 시·군 단체장이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최용남 합천군 부군수, 정준석 진주시 부시장, 백두현 고성군수, 변광용 거제시장, 강석주 통영시장. 고성군 제공

“부디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돼 침체한 지역 경제에 큰 마중물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노선과 인접한 경남지역 5개 시·군이 건설사업 조기 착공을 촉구하고 나섰다.

종착역 입지·지역 민원 논란에
국토부 기본용역 10월까지 연장
“관련 민원 해소 위해 가교 역할”
경남 5개 시·군 조기 착공 호소

변광용 거제시장, 강석주 통영시장, 백두현 고성군수, 정준석 진주시 부시장, 최용남 합천군 부군수는 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을 바라는 공동건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340만 경남 도민의 염원으로 2019년 국가균형 발전 사업에 선정돼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받고 순탄하게 출발한 남부내륙철도 건설이 역사·노선안 변경 검토 등으로 당초 계획 보다 많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때문에 자칫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과 우려가 큰 실정”이라며 “국토교통부는 최적의 방안을 담은 기본계획안을 최대한 앞당겨 확정하고, 관계 부처는 향후 행정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업해 조기 착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도 주민·지역 간 갈등을 멈추고 기본계획이 조기에 마무리되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하며 “5개 시·군은 노선 결정 관련 민원이 최대한 신속히 해소되도록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남부내륙철도는 국토부의 ‘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에 따라 경부고속철도 김천 구간(경부선 김천역)에서 분기해 거제로 연결되는 여객전용 단선철도다. 총연장 187.3km로 가야산 국립공원을 우회해 환경 훼손을 줄인 노선으로 대략 사업비는 5조 6064억 원으로 추산된다. 경북 성주와 경남 합천, 고성, 통영, 거제 5곳에 정거장을 신설한다. 진주와 김천은 기존 역사를 활용하기로 했다. 경전선 진주역 이전에 접속한 뒤, 이후 구간에서 분기해 노선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용역에는 철도 수송 수요 예측과 공사 기간, 공사비·재원 조달계획, 환경 보전·관리 사항이 포함된다. 국토부는 상반기 중 용역을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노선을 포함한 기본계획을 확정, 고시하기로 했다. 그런데 최근 국토부가 용역 기간을 5월에서 10월까지로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발표된 밑그림을 놓고 지역사회의 반발이 잇따른 탓이다. 지금도 거제 종착역과 합천 해인사역 입지를 둘러싼 지역 내 갈등, 진주와 고성의 소음 민원,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견내량 돌미역 채취 현장 훼손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기본계획 수립이 늦어지면 전체 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국토부는 기본계획을 토대로 환경부, 기획재정부 협의를 거쳐 연내 기본·실시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올해 정부 예산으로 기본설계 용역비 406억 원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계획대로 움직이긴 어렵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가 검토 사항이 많아 여유를 두고 10월로 연장했다”면서 “주민설명회와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관계 기관과 협의가 빨리 끝나면 기본계획 고시는 그 안에도 할 수 있다. 빠르면 7월도 가능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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