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이야기] 버블티 한 잔 열량 300㎉… ‘타피오카’ 영양 성분 거의 없는 탄수화물 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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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버블티의 비밀

이제 겨우 6월인데도 날씨가 심상치 않다. 올해 여름은 여느 해보다 더울 것 같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자연스럽게 시원한 음료수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는 찬 음료수가 있다. 바로 버블티다.

대만에서 탄생한 버블티는 진한 밀크티와 부드럽고 쫄깃한 타피오카 과립이 절묘하게 조화로운 맛을 보여 주는 음료다.

버블티가 생긴 유래를 놓고 두 가지 견해가 맞선다. 먼저 타이중의 춘수이탕이라는 가게에서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다. 춘수이탕 설립자인 류한치가 1986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이스커피를 맛봤다. 깊은 인상을 받은 그는 귀국한 뒤 아이스티를 만들어 팔았다. 2년 뒤 춘수이탕의 제품 개발 담당자였던 리슈휘는 아이스티에 달콤한 타피오카 푸딩을 넣었다. 생각보다 맛있었고 먹는 재미도 좋았다. 이렇게 해서 버블티가 탄생하게 됐다는 게 이곳의 주장이다.

버블티는 타이난에서 시작했다는 반론도 있다. 야무랴오 시장에서 찻집을 운영하던 투총허는 1986년 어느 날 진주 같은 하얀 타피오카 펄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하얀 타피오카에 갈색 설탕과 꿀을 섞어 검은 색으로 바꿔 녹차에 넣어보자는 것이었다. 새로 개발한 차는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이것이 버블티의 탄생이라는 게 타이난의 주장이다.

녹차는 건강에 이로운 다양한 성분을 포함한 슈퍼푸드다. 녹차에 포함돼 있는 EGCG 성분은 건강에 도움을 주는 항산화 역할을 한다. 염증 발생을 억제하고 당뇨 위험도도 낮춰준다. 이런 녹차가 들어간 버블티가 건강에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녹차가 포함됐음에도 버블티는 사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료는 아니다. 열량이 많고 당 성분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녹차가 주는 이점이 높은 열량과 많은 당 성분 때문에 가려져 버린다는 이야기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밀크티와 타피오카를 넣은 500ML 버블티 한 잔에는 설탕 38g이 들어가고 열량은 300㎉나 됐다. 비슷한 용량의 탄산음료보다 열량이 더 높았다.

버블티에 당 성분이 많고 열량이 높은 이유는 타피오카다. 타피오카는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카사바 뿌리에서 추출한 전분이다. 탄수화물이 전체 성분의 89%에 이를 정도여서 거의 탄수화물 덩어리라고 볼 수 있다.

타피오카는 어떤 경우에는 밀가루처럼, 다른 경우에는 눈꽃 모양을 하고 있다. 버블티에서처럼 펄이라는 구슬 모양을 띠기도 한다. 영양 성분은 거의 없다. 비타민은 매우 낮고 식이섬유는 제로나 마찬가지다.

타피오카 펄은 뜨거운 물에서 잘 끓는다. 특히 설탕을 넣으면 더 잘 끓는다. 그런데 끓인 펄의 경우 작은 컵 4분의 1 분량만 해도 160㎉에 이른다. 타피오카 100g의 열량만 해도 358㎉에 이른다.

타피오카의 유일한 장점은 소화가 잘 된다는 것이다. 소화를 방해하는 글루텐이 많지 않아 민감한 사람도 쉽게 소화시킬 수 있다.

버블티는 맛있다. 타피오카가 빨대 안으로 쪽 빨려오면 재미있기도 하다. 하지만 맛과 재미 뒤에 숨겨진 건강이라는 문제에도 신경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남태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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