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형 교수 채용·산학 협력 선도” 주목받는 동아대 ‘혁신’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석사 학위 이상, 산업체·기관 등의 경력 20년 이상.’

최근 동아대가 내건 교수 채용 조건이다. 교수를 뽑는 데 박사 학위가 없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다른 대학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조건이다. 동아대는 이 같은 실무 중심의 혁신을 통해 ‘한강 이남 최고의 명문 사학’이라는 명성을 되살리겠다는 꿈을 키운다.

“산업체·기관 경력 20년 이상 필수”
‘산학 전임교원’ 전국 첫 영입 나서
박사 학위 없어도 교수 임용 ‘파격’
수소 산업용 초고압 밸브 국산화
“동아 브랜드 육성, 현장형 인재 공급”

동아대는 지난달 26일 기업체 출신의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산학 전임교원’ 채용 공고를 냈다. 접수 마감은 2일 오후 2시까지다. 공과대와 디자인환경대, 경영대, 사회과학대의 전 분야에서 10명 내외의 산학 전임교원을 뽑을 계획이다. 이들은 올 9월부터 강의를 한다.

산학 전임교원은 채용 조건부터 파격적이다. 부교수 또는 교수 직급에 해당하는데, 석사 학위 이상만 있으면 가능하다. 다만 산업체나 기관 등의 경력 20년 이상이 필수다. 재임용과 승진 요건도 산학협력이나 학생 취업실적을 중심으로 평가된다. 보통 전임교원 채용 때는 박사 학위 이상이 필수 조건이었다. 게다가 재임용이나 승진도 논문 실적 중심으로 이뤄졌다.

동아대가 독자적으로 산학 전임교원을 채용하는 것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진을 꾸려 산학협력 중심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다. 마침 4월에 취임한 박형준 부산시장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학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동아 브랜드’ 프로젝트도 산학협력 선도 대학으로 비상하기 위한 날개 역할을 한다. 동아대는 부산테크노파크,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과 함께 지역 내 밸브 등 초고압가스 기자재 국산화(부산일보 5월 20일 자 8면 보도)를 진행 중이다. 미래 먹거리 산업인 ‘수소 산업’에 초점을 맞춘 초고압가스 기자재 개발은 향후 동아 브랜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동아 브랜드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거나 대학 측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대학 자체 수익 사업도 가능해져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이다.

동아대는 현재 이해우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동아 브랜드 발전위원회를 발족한 뒤 고기능성밸브를 시작으로 재활운동트레이닝(스포츠의학), 뉴트리코스메틱(식품영양) 브랜드 개발도 착수한 상태다.

동아대의 이 같은 혁신에는 지난해 취임한 이 총장의 철학이 녹아 있다. 총장 취임 전 신소재공학과 교수였던 이 총장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중공업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그 덕에 누구보다 현장 경험과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잘 이해한다. 산학 전임교원 채용과 브랜드 개발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 총장의 풍부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총장은 “산학 전임교원을 채용하면 학생들의 실무능력이 향상돼 즉각 현장에 바로 투입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동아 브랜드 사업을 통해 산학협력이 가속화하면 학생 취업도 한결 수월해지고 지역 기업도 딱 맞는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