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따라 당심도… PK에서도 ‘이준석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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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오늘 부산서 PK 합동연설회

국민의힘이 2일 부산·울산·경남(PK)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이틀간의 영남권 레이스에 돌입한다. 이번 두 차례 합동연설회가 국민의힘 당권 경쟁의 승부를 결정 짓는 이정표가 된다는 점에서 각 주자의 PK 공략 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준석 돌풍’의 위력을 확인하는 계기도 된다.

선거인단 23%가 PK 몫 ‘공략 대상’
지역 현역 절반 이상 ‘李 지지’로 돌아서
‘민심-당심 동조화’에 분위기 달라져
PK 여론조사에서도 ‘적합도 1위’ 차지

■왜 부울경인가

국민의힘은 ‘당심 70%와 민심 30%’를 합산해 당대표를 확정한다. 당원들의 의사가 그만큼 중요하다. 특히 전체 선거인단(33만여 명)의 23%인 7만 6000여 명이 PK 몫이다. 수도권의 PK 출신들까지 합치면 30%를 훌쩍 넘긴다. 게다가 PK는 사실상 무주공산에 가깝다. 서울(이준석·나경원), 대구(주호영)와는 달리 부울경 출신 유력 주자가 없다. 5선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유력 주자 반열에는 아직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모든 당권주자 입장에선 부울경이 최우선 공략 대상인 셈이다. 무엇보다 역대 보수진영 정당에선 “부울경을 잡아야 당권을 거머쥔다”는 말이 정설처럼 굳어져 있다. 실제로 이명박 정권 이후 보수 정당의 대표는 박희태 정몽준 홍준표 안상수 김무성 등 대부분 PK 출신들이다. 황교안·이정현 전 대표의 당선에도 부울경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다.



■부울경의 예사롭지 않은 ‘이준석 바람’

1차 예비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PK와 거의 연고가 없다. 본인은 ‘서울 토박이’이고 부친은 대구 출신이다. 그런데 PK에서 ‘이준석 현상’이 들불처럼 급속히 퍼지고 있다. 전체 PK 현역 의원(33명)의 절반 이상이 ‘이준석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15명의 초선 상당수는 직간접적으로 이 전 최고위원을 밀고 있다. 물론 자칭 ‘이준석계’인 하태경 의원을 제외하곤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이 전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PK 현역은 없지만 대부분은 “대선 승리를 위해선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우회적으로 지지한다.

부울경 현역들이 급작스럽게 이 전 최고위원 지지로 돌아선 것은 ‘민심-당심 동조화 현상’ 때문이다. 당권 경쟁 초반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이준석 신드롬’이 확산될 때만 해도 “당심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고 외면했던 PK 의원들의 경우 ‘당원 50%+여론조사 50%’가 반영된 1차 예비경선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여기에 현장 투표가 아닌 모바일 투표로 전환되면서 당원들이 자신들의 통제권에서 벗어나자 PK 현역 의원들이 ‘대세’를 따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 A 의원은 “지역구 당원들은 온통 이준석 얘기만 한다”고 했고, 경남 B 의원은 “요즘은 당원들이 민심을 따라가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했다. 울산의 C 의원은 노골적으로 “우리 당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부산시당 청년위 소속 상당수 당원도 이 전 최고위원 지지 활동을 공개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부울경 지역의 ‘이준석 돌풍’이 확인된다. 리서치뷰가 지난달 28~31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전국 지지도(48%)와 비슷한 50%의 지지율로 PK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나경원(32%) 조경태(5%) 후보가 PK 2~3위를 차지했다.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PNR이 지난달 29일 실시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이 35.8%의 지지율로 PK 1위였고, 나경원 전 의원이 25.2%로 2위였다.

그러나 부울경 책임당원 중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정체성과 당 운영 능력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고, 열흘 가까이 남은 동안 판세를 뒤흔들 만한 변수가 많아 부울경의 ‘이준석 대세론’이 끝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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