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인터뷰] 나경원 “세대교체보다 정권교체가 먼저… 야권 단일화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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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 인터뷰] ② 나경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어느 선거에 나서든 ‘필승 후보’까지는 아니지만 ‘유력 후보’에서 빠지지 않는다. 4선에, 보수정당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를 지내는 등 경륜과 인지도로만 보면 어깨를 견줄 만한 여성 정치인이 여야에 많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 패배에 이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당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당 대표 선거만 해도 출마 전까진 ‘1순위’로 거론됐지만, 현재는 30대 ‘이준석 돌풍’에 크게 밀리고 있다.

‘이준석 약진’ 예비경선 통했지만
본선서 당원 냉정한 판단 할 것
윤석열 등 외부 주자 영입 위해
대선 경선 일정 9월로 늦춰야
총선 패배 등 ‘실패한 장수론’에
“문 정권 집중 견제 탓” 해명

1일 국회 헌정회관 앞에서 와 만난 나 전 의원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1위를 차지한 예비경선에 대해 “이번 전당대회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이 낳은 ‘분위기 경선’이었다”면서 “이제 합리적 판단의 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를 열망하는 표심이 세대교체론의 상징 격인 이 전 최고위원으로 일시적으로 쏠렸지만, 본선에서는 대선 경선 관리 등 차기 당 대표의 복잡다단한 과제를 풀어 나갈 적임자가 누군인지를 당원과 지지층이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최근 여당 인사로부터 ‘당내 전략가들이 이준석 현상에 대해 한두 달은 힘들어도 대선판을 생각하면 잘됐다고 반색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여당이 이 전 최고위원의 약진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경험 없는 야당 대표의 등장이 나쁘지 않다는 게 물밑 기류라는 주장이다. 나 전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표출된 야당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를 외면하지 않겠다”면서도 “지금은 세대교체보다 정권교체가 먼저”라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유승민계’로 알려진 이 전 최고위원이 공정한 대선 관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1년 전 ‘21대 국회에 들어가면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 하겠다'고 본인 입으로 말한 사람이 이제 와서 그 꿈을 포기했겠느냐”면서 “이 전 최고위원이 최근 주장하는 ‘정시 버스론’이 강력한 반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외부 주자들을 태우기 위해 ‘대선 경선 버스’를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출발시켜서는 안 된다는 게 이 전 최고위원의 정시 버스론인데, 나 전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야권후보 단일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경선 일정을 9월쯤으로 늦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선의 ‘오세훈 모델’처럼, 유 전 의원을 먼저 우리 당 후보로 만든 뒤 윤석열, 안철수와 단일화를 통해 결국 유 전 의원을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보선 당시에는 안철수 후보만 있었지만, 이번에는 윤석열, 최재형, 김동연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같은 전략으로는 단일화가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나 전 의원은 필승후보를 만들기 위한 대선 경선 전략에 대해 “경쟁을 더 흥미롭게 하기 위해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준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몇 차례 선거 패배로 인해 상대 후보로부터 ‘실패한 장수’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총선 패배에 대해 “‘패스트트랙 정국’ 등에서 제가 앞장서 문재인 정권과 싸웠기 때문에 민주당의 집중 타깃이 됐고, 지속적으로 네거티브 공세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판사 시절 부산지법에서 근무했고, 아들을 부산에서 낳는 등 부산과도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그는 “부산이 제2의 고향 같은 곳인 만큼, 당 대표가 되면 더욱 애정을 쏟겠다”며 지역 현안인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전창훈·이은철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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