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콜·마스크 ‘패싱’… ‘안심’과 거리 둔 백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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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안심개장 첫날

“백사장 가는 데도 안심콜로 전화해야 하나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1일 안심개장 형태로 개장했다. 해운대 구남로 끝자락에 위치한 해수욕장 입구에는 ‘해수욕장 입장 전, 안심콜(070-7883-9844) 연락 필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관할 해운대구청은 해수욕장을 방문할 때 ‘안심콜’로 기록을 남겨 달라고 호소하지만, 자율에 맡겨진 탓인지 아직 거기에 응하는 입장객은 드물었다. 가족과 함께 온 한 남성은 “야외라서 감염 위험이 낮은데 굳이 전화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설령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나랑 접촉했을 가능성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해운대해수욕장 입구가 여러 곳이어서 현수막을 미처 보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안심콜 연락 필수’ 현수막 불구
“야외인데 전화 꼭 해야 하나요?”
방문객 대부분 전화 안 하고 입장
일부 턱스크·노마스크 ‘눈살’
곳곳 5인 이상 집합금지 위반도



이날 부산에서는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이 문을 열었다. 모두 안심개장 형태로 개장했기에 이용객은 5인 이상 집합 금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준칙을 지켜야 한다. 개장 구간은 해운대해수욕장 300m, 송정해수욕장 150m로 제한됐다. 파라솔이나 샤워, 탈의장 등 시설물을 운영하지 않는다. 24시간 가능하던 입욕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할 수 있다. 다만, 야간 취식의 경우 지자체가 따로 고시를 통해 금지할 수 있게 했다. 해운대구청 관광시설관리사업소 측은 “6월 말 고시를 통해 야간 취식을 금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안심콜 같은 경우는 해수욕장으로 가는 출입구가 너무 많아 사실상 모든 입구를 통제하면서 이 제도를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절반의 개장에 그친 데다 아직은 바닷물이 차가워 해수욕장을 찾은 시민은 많지 않았다. 오후 내내 해운대해수욕장은 수영복 차림으로 바다에 뛰어든 일부 외국인을 제외하면 일광욕이나 산책을 즐기는 시민이 대부분이었다. 송정해수욕장 역시 서핑족이 방문객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부 시민은 해변을 걷거나 가벼운 물놀이로 만족했다.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1일 오후 1시 기준으로 해운대해수욕장에는 2만 8423명, 송정해수욕장에는 1만 273명이 찾았다.

다만, 야외라는 이유로 마스크를 턱에만 걸치거나 아예 벗어던진 일부 관광객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바다에 뛰어든 사람 중 아예 마스크를 백사장에 벗어두는 경우도 있었다. 5명 이상 집합 금지 명령을 준수하지 않고 모여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내달 1일부터는 부분 개장에 그쳤던 해운대·송정해수욕장이 전면 개장한다. 이날부터 나머지 송도·다대포·광안리·일광·임랑해수욕장도 부분 개장 없이 바로 전면 개장된다.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 관계자는 “해수욕장은 야외이긴 하지만 많은 인원이 몰리는 만큼, 피서객들은 5인 집합 금지,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해운대구청은 지난달 29~30일 주한미군 등 외국인들이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에 강력히 항의하는 공문을 주한미군 사령부에 1일 발송했다. 주한미군 등 외국인들이 지난해 독립기념일에 이어 올해 메모리얼 데이에도 해운대 인근에서 폭죽을 터트리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고 5인 이상 모여 술을 마시는 등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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