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총기 부품을 수입한 뒤 사제 총기를 만들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일 위장 수입한 부품으로 총기를 불법 제작해 판매한 혐의(총포화약법 위반)로 인터넷 동호회 회원 7명을 검거하고, 이 중 주도적인 역할을 한 40대 남성 A 씨를 구속송치했다.

‘서바이벌 게임 동호인 등이 모인 인터넷 밀리터리 카페에서 사제 총기를 제작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부산 경찰은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그 결과 권총 5정을 비롯해 소총 1정, 실탄 및 총기 부품 등 무려 138점의 총기류를 압수했다.

자동차부품으로 속여 부품 수입
조립·판매한 동호회 회원 검거
총기번호 없고 금속탐지 불가능

이들이 제조한 총기는 미국 총기 난사 사건에서 흔히 사용되는 일명 ‘고스트 건’이다. 모형 총기 프레임을 바탕으로 제작한 이 ‘고스트 건’은 총기번호가 없어 추적이 어렵고, 폴리머 재질로 금속 탐지도 불가능하다.

2007년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에서 조승희가 사용했던 총 역시 ‘고스트건’이다. 현재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고스트건’을 총기 규제 대상으로 올려놓은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일당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총기 사이트에서 모형 총기 프레임을 자동차 부품 등으로 서류를 꾸며 위장 수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 후 온라인 동영상을 보고 이들을 결합해 완제품 소총과 권총을 만들어 낸 것.

총기를 만든 이들은 군 부대 사격장 등에서 유류된 실탄을 수집한 뒤 실제로 사격 연습까지 했다. 완성된 총기는 1정당 300만 원 선으로 2차례 팔려 나가기도 했다.

총기를 압수한 경찰이 격발 실험 결과 이들 ‘고스트건’은 실제 총기와 동일한 기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최해영 계장은 “총기 제작과 유통은 언제든 대형 인명 피해나 테러에 악용될 수 있으며, 호기심을 이유로 총기류와 관련된 부품을 불법 수입하거나 제작·유통하는 행위도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며 “이번 수사를 계기로 통관 절차에서 걸러지지 않는 총기부품 목록과 범행수법 등을 관세청에 전달해 수입 통관절차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