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국제신도시 공원 부지에 꽃 대신 쓰레기 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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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1시께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너울공원 인근 공터. 명지 최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시티’ 뒷쪽에 있는 이곳 7000㎡ 부지에는 어망과 폐비닐 등 각종 해양 쓰레기가 곳곳에 널부러져 있었다. 서낙동강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면 폐기물 사이에서 비릿한 악취가 새어나왔다. 공원을 산책하다 이 모습을 본 주민들은 저마다 눈살을 찌푸렸다. 명지 주민 김 모(40) 씨는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공원 옆에 지저분한 쓰레기가 쌓여있는데도 수년째 치워지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LH·어촌계 창고 이전 협의 난항
수년째 어망·폐비닐 쌓인 채 방치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공원 부지에 해양 쓰레기가 수년째 쌓인채 방치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1일 부산 강서구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명지국제신도시 조성 전부터 명지 어민들이 어업에 사용한 짐을 쌓아두던 곳이다. LH는 어민들이 오랫동안 명지 지역에서 생업에 종사해온 점을 고려해, 2014년 어촌계의 해당 부지 사용을 임시로 허용했다. 이어 2019년에는 어촌계가 사용할 대체 창고부지 조성까지 마쳤다.

하지만 LH와 어촌계가 가격 문제로 판매 협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창고부지 이전이 계속 미뤄졌다. 그 사이 기존 부지에는 어민들이 놓아둔 어업용품과 컨테이너 박스 뿐 아니라 출처를 알 수 없는 각종 쓰레기가 겹겹이 쌓였다. 해당 부지는 토지이용계획도상 녹지 공간으로 분류돼있지만 오히려 온갖 쓰레기가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지만 강서구청은 “아직 지자체 소관이 아니라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강서구청 녹지공원과 관계자는 “해당 부지 관리는 아직 LH가 맡고 있어 지자체가 강제집행에 나설 수 없다”면서 “LH가 어촌계와 협상을 마치는 대로 공원 조성을 위해 쓰레기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H 측은 주민들의 원성이 큰 만큼 올해 안에 해당 부지의 쓰레기를 모두 치우겠다고 밝혔다. LH 부산울산지역본부 관계자는 “어촌계와 창고부지 판매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며,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올해 안에 쓰레기가 모두 치워지도록 하겠다”면서 “어촌계가 창고부지 이전을 마치면 조속히 해당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해 관할 지자체인 강서구청에 운영권을 넘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글·사진=이상배 기자 sang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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