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품 명란 입찰 일본 싹쓸이? 30% 이상 국내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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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좋은 명란은 다 일본에 간다?’

일본인들이 수산물을 선호하고 가격도 높게 형성되었기에 입찰 단계에서부터 일본이 싹쓸이 하다시피했다. 오죽하면 부산에서 국내 명란 생산의 70%가 이뤄짐에도 일본에서 고급 명란을 먹고는 선물용으로 사 오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는 평이다.

올 ㎏당 8달러 수준 가격 형성
한국시장 최소 1.5~2배 성장
다양한 제품에 소비자층 늘어
업계, 브랜드 입히기 적극 나서
한·일 무역 갈등에 수출도 주춤
국내 공략 예상외로 반응 좋아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상급 명란은 kg당 8달러 수준에서 입찰이 되고 있다. 항상 최상품 명란은 일본 업체에서 다 가져가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올해는 30% 이상을 국내 업체들이 가져가고 있다. 6월까지는 입찰이 이어지기에 장담은 할 수 없지만 ‘고가 명란 국내 업체 낙찰’ 트렌드는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명란시장이 성장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명란 소비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이뤄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명란은 5만t 정도가 생산되는데 국내 시장은 5000t 수준이었으니, 일본 시장과 차이가 매우 컸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시장이 최소 1.5배 많게는 2배가량 성장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상도 나오고 있다. 덕화푸드 장종수 대표는 “예전에 비해 명란들이 브랜드화되고 다양한 활용도를 가진 제품들이 나오면서 소비자층이 늘어나고 있다”며 “명란을 이용한 파스타, 빵에 발라먹는 명란, 비빔밥용 명란, 튜브형 명란 등 기존 명란뿐만 아니라 가공된 명란의 활용도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시장 자체가 커진 감이 있다”고 말했다. 단순 밥 반찬에서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시장이 개척된 셈이다.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커진 이후 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 점도 작용하고 있다. 2019년 한국과 일본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만든 고급 명란들의 수출길이 막혔다. 이 때문에 업체들이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는데, 예상 외로 국내 시장에서 고급 명란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또 일본 명란업체들이 늘어나며 과다경쟁이 됐고, 싼 가격의 제품을 서로 내놓다보니 오히려 최상급 명란에 대한 일본업체의 입찰이 줄어들어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명란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스토리와 브랜드 입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에서 주로 소비를 하지만 명란은 부산은 명란의 태생지이다. 게다가 전국 명란의 70% 이상이 부산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경대 수산과학대학 심길보 교수는 “고급 명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지역 산업으로도 고부가가치 시장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며 “업계 차원에서도 늘어난 수요층을 잡기 위한 제품, 디자인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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