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봉쇄 해제 로드맵 시행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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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잦아들었던 확진자 수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시 늘면서 영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은 성인 2명 중 1명(47%) 정도가 2차 접종을 마쳤을 만큼 접종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최근 들어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 추세로 접어들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 결과 영국의 한 주간 일일 신규확진자 평균은 5월1일 2148명에서 15일 2225명, 30일 3210명으로 점점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엔 하루 확진자가 4182명으로 두 달 만에 다시 4000명을 넘어섰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증가 추세
21일 ‘모든 규제 해제’ 난망
영국의학협회·감염병 전문가
“섣부르게 봉쇄 풀면 환자 급증”

이에 영국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에 백신 2차 접종 속도를 높이고 예정된 봉쇄 완화 계획을 늦출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영국의학협회(BMA)는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봉쇄를 완화한다는 약속을 날짜가 아닌 자료에 기반해 지켜야 한다”며 “자료를 과학적으로 검토한 뒤 봉쇄 해제를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찬드 나그폴 BMA 회장은 “모든 봉쇄 조처를 섣부르게 푸는 것은 감염자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워릭대 바이러스 전문가 로런스 영 교수 역시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길수록 면역 반응이 더 강하고 오래 지속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2차 접종을 되도록 광범위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변이 확산과 감염을 막으려면 2차 접종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감염병 전문가 라비 굽타 교수도 “감염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 성공으로 영국인이 안심해도 된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어 걱정”이라며 오는 21일로 예정된 봉쇄 해제를 몇 주 더 연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확진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신규 확진자의 최소 75%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신규 확진자가 아직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모든 대규모 확산은 적은 수에서 시작해 물밑에서 꿈틀거린 뒤 폭발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당초 봉쇄완화 로드맵에 따라 이르면 오는 21일부터는 봉쇄 관련 모든 규제를 해제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변이 확산이라는 변수에 부딪히면서 계획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봉쇄 완화 연기 땐 수용 인원의 60% 정도로 운영하면서 겨우 버티는 관광·요식 업계가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면서 연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영국 내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지난달 31일부터 유럽연합(EU) 시민 또는 영주권자를 제외하고 영국에서 오는 비필수 입국자를 차단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영국발 입국자 대부분을 막았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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