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산성·절영도진성… 부산 성곽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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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래 뛰어난 축조 기술을 바탕으로 ‘성곽의 나라’라고 할 만큼, 수많은 성곽을 만들었다. 현재 한반도 전체에 약 3000개의 성곽 유적이 있을 정도다. 부산 지역에는 국토방어의 최전선으로 조선시대까지 수많은 성곽이 만들어졌는데, 지금까지 38곳의 성곽 명칭이 확인됐다.

복천박물관은 현재 남아 있는 부산지역 주요 성곽유적들의 사진 자료를 한 자리에서 조명하는 ‘부산의 성곽’ 전을 7월 25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은 부산박물관에서 2016년 말 간행한 학술연구총서 을 바탕으로 부산 지역에서 확인된 30여 곳의 성곽 유적과 관련 조사 성과를 사진과 패널 해설을 통해 소개하는 전시이다.

복천박물관 내달 25일까지 전시
30여 곳 사진·패널 해설 통해
구조·특징·축조법 두루 볼 기회
자성대 등 왜성 흔적도 소개
해안방어 요충지 역사 ‘한눈에’

전시는 부산 성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성곽의 개념과 구조, 특징, 축조 방법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부산지역 성곽들을 축성 목적에 따라 산성과 읍성, 수군영성과 진성 등으로 나누고, 각 성곽의 특징에 대해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복천박물관 이남식 학예사는 “특히 우리나라 성곽 분류, 성곽 축조 방법, 성곽 구조와 부속 시설, 산성의 종류 등을 표와 그림을 활용해 보여줌으로써 시민들이 성곽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성곽 교육 전시로 안성맞춤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부산 지역 30여 곳 성 중에는 배산성(삼국시대 또는 통일 신라)이 가장 오래된 성이며 가장 최근에 조성된 성은 절영도진성으로 1881년(고종 35년) 축조됐다는 것도 전시를 통해 알 수 있다.

부산에서 확인된 읍성만 해도 동래고읍성을 비롯해 동평현성, 기장고읍성과 동래읍성, 기장읍성이 있다. 동래읍성 남문(무우루)에는 특이하게도 이중으로 된 문이 있었는데, 이를 전시장에서 사진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의 성이 아니라, 방목하는 말이 울타리 밖으로 달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 쌓은 석축성인 목장성 유적도 부산에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 사하구 괴정동, 당리동 등에 산재해 있는 조산전기 외성, 중성, 내성의 3중 담장으로 축조된 ‘오해야항목장성’이다.

이밖에 부산 등 남해안 지역에 유독 많이 남아 있는 왜성들의 흔적도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부산 지역에 남아 있는 왜성 흔적만 해도 증산, 자성대, 구포, 죽성리, 임랑포, 죽도, 가덕도, 동삼동, 동래 등 10곳 가까이 된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부산 성곽의 아름다움도 영상으로 보여준다.

성곽 전문가인 나동욱 복천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부산에 산재한 많은 성곽 유적들을 한자리에서 둘러볼 좋은 기회”라며 “사진 자료들을 살펴보며, 한반도의 관문이자 해안방어 요충지인 부산의 역사성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천박물관 ‘부산의 성곽’ 전=7월 25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매주 월요일 제외). 무료. 051-554-4263.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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