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인터뷰] “이준석 쏠림 ‘착시 효과’… 본선서는 냉정한 판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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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 인터뷰] ① 주호영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등 부산 현안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함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되기 전만 해도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당 안팎에서 ‘1순위’ 주자로 거론됐다. 주 의원이 지난해 총선 참패 직후 원내대표를 맡은 1년 동안 당 지지율은 꾸준히 올랐고, 대선 전초전 성격인 4·7 재·보궐선거에서 완승했다. 운이든 실력이든 결과로만 보면 주 의원은 분명 성공한 원내대표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주 의원의 성적표는 1·2위에 크게 밀리는 3위였다. 주 의원이 판단하는 지지율 답보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본선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까.

31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부산일보>와 만난 주 의원은 예비경선 결과에 대해 “변화를 바라는 민심과 당심이 기성 정치인과 비교해 새 인물처럼 보이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에게 쏠린 것인데, 일종의 착시효과”라며 “결국 본선에서는 급격한 변화가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돌풍’으로 발현된 세대교체론의 매력에 표심이 한순간 쏠렸지만, 결국은 당 운영과 대선 관리의 복잡성을 감안해 경륜 있는 후보로 이동할 것이라는 얘기다. 주 의원은 그러나 막판 변수로 여겨지는 나경원 전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0선’ 이준석을 꺾으려고 다선들이 단일화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1%의 가능성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젊다는 것 외 콘텐츠 없어
‘경륜 후보’로 당심 이동 기대
나경원과 단일화 가능성 없고
가덕신공항 법대로 추진해야
안철수·윤석열 등 대선 주자군
‘대통합위’ 통해 영입·입당 수행

주 의원은 ‘이준석 당 대표’ 현실화에 따르는 리스크를 집중 언급하면서 ‘실제 싸워서 이겨 본’ 자신과 대비시키려 했다. 그는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스타성은 있을지 몰라도 젊다는 것 외에 어떤 콘텐츠가 있느냐”면서 “국회 경험도 없고, 큰 선거에서 이겨 본 경험도 없으며, 자신의 선거에서도 패배한 원외 당대표가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이길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 “차기 당 대표는 당 운영 전반과 야권 통합, 인재 영입, 여권의 네거티브 대비 등 여러 위기와 갈등 조정을 해야 하는 자리인데, 불안한 리더십으로는 우왕좌왕하다가 판 깨지고 정권교체는 물 건너갈 것”이라며 이 전 최고위원의 경험 부족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주 의원은 다소 실망스러운 자신의 지지율에 대해서는 언론사 여론조사가 ‘밴드왜건’ 효과를 일으킨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때에는 여론조사가 3회였는데, 이번엔 예선에서만 11번이 이뤄졌다”면서 “방식도 전체의 30%인 수도권 당원을 50%로 잡는 등 우리 룰과 다른 조사가 너무 많이 유통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 의원은 자신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못 얻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울산·경남(PK)의 경우, 가덕신공항 특별법 추진 때 가장 앞장서서 반대한 주 의원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다. 주 의원은 “나는 5개 시·도에서 합의한 가덕신공항이 백지화되는 절차상의 문제를 짚은 것”이라며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됐으니 법대로 하는 게 맞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가덕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용역 등을 거론하며 “절차를 거치면서 전문가들 의견을 듣고 가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대신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경부선 철도 효율화 등 부산의 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주 의원의 차기 당 대표의 핵심 과제인 대선 경선 관리와 관련, “지난 대선에서 홍표준, 안철수 후보 표만 합쳐도 문재인 후보를 이길 수 있었다”며 ‘통합’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에서 최근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을 거론하면서 “원내대표 시절 국민의당과의 합당 작업을 9부 능선까지 달성한 나야말로 통합 작업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되면 안철수, 윤석열, 최재형 등 당 밖의 유력한 주자들의 영입과 입당을 수행할 ‘대통합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주 의원은 PK 당원들을 향해서는 “이번 대선은 연습이나 실패가 허용되지 않는다”며 “민주화 성지인 PK에서 정권교체의 적임자가 누구인지 심사숙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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