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라” 악성 앱 깔고 2억대 보이스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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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사칭 일당 2명 검거

기존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겠다며 피해자들을 현혹해 2억 6400만 원 상당을 빼돌린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휴대폰에 악성 앱을 깔게 하고 전화번호를 위장하는 ‘중계기’까지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사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30대 남성 A 씨와 B 씨를 체포하고 중국에 있는 C 씨에 대해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 17일까지 “저금리로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이는 방식으로 16회에 걸쳐 2억 64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일당은 금융기관 관계자를 사칭해 기존 대출이 있는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으로 바꿔주겠다며 접근했다. 이후 기존 대출금을 먼저 갚지 않으면 대출전환이 불가능하다고 압박한 뒤 현금수거책을 통해 대출금을 가로챘다. 지난 3개월간 이 같은 수법에 피해를 입은 사람은 16명에 달했다.

또 일당은 피해자의 휴대폰에 악성 앱을 깔아 전화를 가로채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할 수 없도록 방해하거나 전화번호 앞자리를 바꾸는 ‘중계기’를 운영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일당이 피해자와의 통화 과정에서 대출에 필요하다며 금융기관 앱을 모방한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하고 112나 금융기관에 신고하려는 피해자의 전화를 가로챈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경계심을 낮추기 위해 전화번호 앞자리를 바꾸는 중계기를 설치해 중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국내번호(010)로 바꾸는 등의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 측은 현금수거책 B 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단서를 확보해 지난 2월~4월 사이 경북의 모텔 3개소에서 중계기를 운영하는 관리책 A 씨를 검거해 구속하고 중국에서 총책 역할을 하는 C 씨를 특정해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점점 지능적인 수법이 동원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며 대출 등 금전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탁경륜 기자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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