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수 총리 ‘네타냐후’ 실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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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권 교체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차기 정부 임기 전반기 총리를 맡게 되는 나프탈리 베네트(오른쪽) 야미나 대표와 외무장관을 맡게 되는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 대표. AFP연합뉴스

12년간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이스라엘의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 베냐민 네타냐후가 조만간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극우 정당인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는 이날 TV 앵커 출신의 야이르 라피드가 주도하는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 중심의 ‘반네타냐후 블록’과 연정 구성 작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극우정당 ‘야미나’ 연정 참여로
의회 ‘반네타냐후 블록’ 과반
이달 초 ‘연립 정부’ 구성되면
12년 이스라엘 집권 총리 퇴진
수뢰 등 혐의로 처벌 받을 수도

베네트 대표는 이날 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친구인 라피드와 함께 국민적인 통합 정부 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추락한 나라를 구하고 이스라엘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는다는 것이 나의 의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지난 2년 반 동안 선거에 선거를 거듭하면서 나라의 기능을 잃었는데 지도부는 증오와 분열만 부추겼다”며 “2000년 전에도 우리는 내부의 혐오로 유대 민족 국가를 잃었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네타냐후 블록에는 17석을 차지하고 있는 예시 아티드 이외에 중도 성향의 청백당(8석),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좌파 성향의 노동당(7석), 우파 성향의 뉴 호프(6석), 아랍계 정당연합 조인트 리스트(6석),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6석)가 참여해 57석의 의석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야미나(7석)가 합류하면 크네세트(의회) 전체의석(120석) 중 반네타냐후 블록의 의석수는 과반인 64석이 된다. 야미나를 포함한 반네타냐후 블록의 합의가 성사되면 극우부터 중도, 좌파, 아랍계를 아우르는 ‘무지개 연정’이 꾸려지는 셈이다.

정권 교체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차기 총리는 연정 내에서 순번에 따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진행된 협상에서 라피드 측은 차기 정부 임기 전반기에 베네트 대표가 총리직을, 자신은 외무장관을 맡기로 하고 후반기에는 서로 역할을 바꾸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반네타냐후 블록은 이날 밤부터 연정 구성 협상에 돌입하기로 했다. 연정 구성 시한은 오는 2일까지다.

연정 구성까지 성사되면 5번째 조기 총선은 피할 수 있지만, 정국 파행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대세다. 반네타냐후 블록에 참여한 우파 정당들과 아랍계 정당들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두고 갈등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년의 첫 번째 임기에 이어 지난 2009년 3월 31일 재집권한 네타냐후는 이후 12년 2개월간 유지해온 총리직을 내려놓게 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수뢰, 배임, 사기 등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총리직에서 물러날 경우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 2년간 무려 4차례나 총선을 치렀다. 2019년 4월과 9월 총선 후에는 정당 간 이견으로 연립정부 구성이 무산됐다. 지난해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의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중도성향의 청백당이 코로나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으나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양당의 갈등 속에 연정은 출범 7개월 만에 파국을 맞은 바 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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