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장애, 증상 악화 막는 ‘조기 치료’ 무엇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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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장애 증상은 조기에 정확히 진단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다. 수한의원 김봉수 대표원장이 어린이와 상담하고 있다. 수한의원 제공

최근 틱장애 환자와 관련한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왔다. 2019년 11월 대법원에서는 틱장애(뚜렛증후군)를 앓고 있는 A 씨가 경기도 양평군을 상대로 낸 장애인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틱장애 환자의 사회적 곤란함이 법적으로 인정되고, 이에 대해 국가의 보호 의무를 명확히 한 판결이었다.

2005년 운동틱과 음성틱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뚜렛증후군 진단을 받은 A 씨는 학업이나 사회생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2014년 양평군에 장애인등록신청을 했으나, 틱장애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당하자 양평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대법원 판결 이후 마침내 올해 4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번 법 개정을 통해 틱장애 환자도 장애인으로 등록해 장애인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 판결 통해 장애인으로 인정
만 5~7세 시기 가장 많이 발생
ADHD·학습장애 동반하기도
운동틱·음성틱 등 증상 보이면
감별 진단 제대로 받는 게 급선무
한약·침·뜸 병행 치료 땐 효과


■초기에 증상 정확히 판별해야

틱장애는 만 5~7세 시기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처음엔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는데,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거나 한동안 발현되지 않는 휴지기도 보인다. 이후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점차 심해지게 된다.

눈 깜빡임이나 눈 찡그림, 눈동자 굴림 같은 눈 주변의 이상운동으로 시작해서 안면부 찌푸림, 고개 끄덕임, 어깨·팔을 들썩이는 증상이 운동틱이다. 운동틱이 심하면 몸통이나 다리를 튕기기도 하고, 뛰거나 주저앉아 버리는 등 복잡한 증상으로 발전한다. 음성틱은 “흠흠” “음음” 같이 헛기침을 하는 듯한 소리에서부터 심해지면 동물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악악’ 크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맥락 없이 같은 단어를 반복해 발성하는 증상이다. 심한 경우 욕설, 성적인 단어를 반복하는 복합 음성틱을 나타내기도 한다.

틱 증상은 호전, 악화를 반복하다 점차 악화되는데, 일정한 패턴을 띠며 진행된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초기에 증상을 정확히 판별해 적절히 치료함으로써 증상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수한의원 김봉수 대표원장은 “아이가 부자연스러운 눈 깜빡임을 반복하거나 헛기침 소리를 반복할 때 안과질환 혹은 이비인후과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해 감별 진단을 제대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가공식품 과다 섭취 악영향

틱장애는 유전적인 요소로 인해 운동을 조절하는 뇌신경계가 이상 흥분하는 것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근래엔 여러 사회환경적인 변화가 뇌신경계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24시간 노출되는 매체 환경, 어렸을 때부터 접하는 스마트폰, 환경오염, 가공식품 섭취 증가 등이 틱장애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틱장애 환자를 장애인으로 인정하고 복지를 제공해 주는 사회적 변화를 보면 틱장애는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되는 질환이다. 자연경과로 호전되지 않으며, 최근엔 만성적으로 심해지는 증상을 보이는 환자도 늘고 있다. 또한 틱장애 환자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불안장애, 강박증, 학습장애, 우울증 등을 동반하는 비율도 높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한약, 약침, 기공훈련 등 효과

한의학에서는 심한 병을 잘 고치는 의사를 ‘하수’라고 한다. ‘더 좋은 의사’는 병이 심해지기 전에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최고의 의사’는 병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의사이다. 우리 아이가 틱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반복한다면 가능한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다.

한의학 치료는 증상의 일시적인 개선뿐 아니라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인체의 불균형을 바로 잡고 뇌의 기능 회복을 도모해서 아이의 뇌가 스스로 문제를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부작용이 거의 없고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특장점이 있다.

김봉수 원장은 “뇌를 안정화시키고 성장을 돕는 한약과 침, 약침, 뜸, 기공훈련, 경추교정치료 등을 병행하면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어린이의 경우 1년 정도 치료하면 환자의 90% 정도는 완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틱장애 아이가 있는 가정에 유의사항 몇 가지를 당부했다. “틱을 나쁜 습관이라 여겨 혼을 내곤 하는데, 그래선 안 된다. 틱은 스스로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지적하거나 혼내는 건 삼가야 한다. 스마트폰, TV, 컴퓨터 게임 등은 뇌를 자극해 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통제가 필요하다. 부모님이 틱 증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나치게 불안해하면 아이의 정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틱장애에 대해 정확한 이해와 평정심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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