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넘은 대세론… 이준석, 국힘 ‘30대 당대표’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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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1위에 오른 이준석 후보가 후원금 모금에 나선 지 사흘 만인 30일 1억 5000만 원 한도를 거의 다 채웠다. ‘30대·0선 보수 야당 대표’ 출현 가능성이 현상을 넘어 수치로 또 한번 확인되는 장면이다. 대세론으로 볼 수 있다. 이 후보에 대한 후원 열기는 그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히는 2030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다. 보수 진영에서 보기 드문 온라인 기반의 ‘팬덤 정치’가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 녹아들며 ‘이준석 돌풍’으로 나타난 셈이다.

후원금 3일 만에 모금 한도
당원조사도 간발 차로 2위
초선 세력 결집할 공산 커
이, TK 중심 유세 동선 고정
당심 공략해 승부 쐐기 복안

이 후보가 당권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1위를 차지했지만, 기성 정치권에선 당내 선거 특성상 회의론이 많았다. 주호영 후보는 “누군가가 의도를 갖고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퍼뜨린다”고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이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41%를 얻었다. 2위인 나경원 후보(29%)를 12%포인트(P) 앞섰다. 이어 주호영(15%)·홍문표(5%)·조경태(4%) 후보 순으로 전해진다. 기존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표다. 당원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31%로 나 후보(32%)에 간발의 차 2위를 했다. 당원이 많은 영남 출신의 주 후보(20%)나 조 후보(6%)를 크게 눌렀다. 국민·당원조사가 같은 비율로 반영된 예비경선 결과를 본경선 룰(국민 30%+당원 70%)에 적용하면 이 후보가 41%에서 37%, 나 후보가 29%에서 30%로 득표율이 변동된다. 초선으로 당권에 도전한 김웅·김은혜 의원이 컷오프되면서 초선 세력도 이 후보 중심으로 결집할 공산이 크다. 예비경선 결과에 당심이 올라타는 일종의 ‘밴드왜건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남은 10여 일간 대세론을 확산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보수의 안방’인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유세 동선을 고정하며 당심 공략에 집중할 예정이다. 30일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는 “예비경선 결과를 보니 저라도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래와 비전으로 말씀을 올린다”며 “민주주의를 가장 절대적인 가치로 놓겠다”고 했다. 이어 “여의도 엘리트 인사들이 누릴 수 있는 청년 할당제보다는 (공천에서)석패율제를 도입하겠다”며 자신의 지지층을 향한 구애를 이어갔다.

동시에 이 후보는 보수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권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두고 “(여권의 공세를)받아칠 정도의 해법은 있다”고 이날 언론 인터뷰에 밝혔다. 정권교체를 위해 경험이 많은 대표가 필요하다는 공식에 기댄 중진 의원이 많은데, 윤 전 총장을 엄호할 복안이 있음을 시사하면서 기대감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비친다.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온 뒤 부인이나 장모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윤 전 총장에 비단 주머니 3개를 드리겠다”며 “윤 전 총장이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든 누구라도 당과 함께하기로 마음먹고 당원이 되면 대표로서 모든 당원에게 동지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고지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합동토론회에서 나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한 반면 주 후보는 경쟁자를 하나씩 저격하면서 자신을 야권 대통합의 적임자라 부각했다. 홍문표 후보는 이 후보와 나·주 후보를 모두 겨냥해 비판했고, 조경태 후보는 “대선 후보부터 지방선거 후보까지 가장 깨끗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제도를 도입해 선발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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