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항만물류산업계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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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 한국항만물류협회장

2020년 초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이후 전 세계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국가마다 차이는 있으나 팬데믹의 끝을 기대하며 코로나 이후의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사이 세계 경제는 항만과 항만물류 기능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팬데믹 초기 급감했던 소비가 그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국가 간 교역이 증가한 반면 국제운송을 책임지는 컨테이너 운송서비스 공급의 차질이 발생했다.

컨테이너 운송비용이 많게는 팬데믹 사태 이전의 4~5배 수준으로 증가하고 삼성전자·LG와 같은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화주들은 높은 운임을 지불하고도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선박을 확보하지 못하여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컨테이너 서비스 공급 차질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미국 서안의 관문항인 LA와 롱비치 항만에서 화물처리가 지연되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한 항만노동자 투입의 축소가 일차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항만에서는 일부 감염 사례가 있었으나 항만당국과 항만물류업체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으로 화물처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HMM을 비롯한 국적선사들은 컨테이너 장비와 선박의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선박을 투입하여 중소화주를 지원하고 있다. 때마침 정부의 해운재건 정책으로 국적 컨테이너 선사들은 대형선과 친환경 선박을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에서 운임이 급등하여 최근 10년간 유례없는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제운송의 근간을 담당하고 있는 항만물류산업은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항만물동량의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나 항만시설의 공급은 증가하여 항만하역서비스 요금은 낮게 형성되어 있다. 또한 일부 대형 선주와 화주는 하역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최저가 경쟁입찰 등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어 항만물류업체의 수익성은 매우 악화되는 실정이다. 항만운송사업법에 의해 인가요금으로 정해져 있는 하역요금도 지켜지지 않아 인가요금의 약 50~60% 수준의 요금만을 받고 있다. 또한 글로벌 산업구조 재편과 정부의 탈석탄 정책으로 석탄화력발전소 항만의 유연탄 물동량이 급격히 감소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여 항만물류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한 당면한 과제들이 있다.

항만하역 서비스의 인가요금이 준수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항만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과 항만서비스 공급자 간의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관행적인 문제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임대료 체계도 개선되어야 하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물동량이 급격하게 하락한 항만물류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임대료 감면기간을 연장하고 감면율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

또한 정부의 정책으로 물동량이 급격히 감소하여 경영수지가 악화된 항만하역업체에 대한 대책과 함께 안전한 항만을 위해 항만하역업체가 안전시설장비를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항만물류업체가 세계 주요 항만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항만의 노사와 정부가 지혜롭게 협조하여 우리나라 항만물류산업이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고 힘차게 도약해 나가는 미래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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