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에서 野로’ 3년 만에 뒤바뀐 ‘바람’… 변수는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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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D-1년

내년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지역 정치권의 물밑 경쟁이 벌써부터 시작됐다. 3년 전 부산·울산·경남(PK)의 지방권력은 현 여당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울경 3개 광역단체장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부산 16곳 중 13곳, 경남 18곳 중 7곳, 울산은 5곳 모두를 차지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지속된 ‘보수 독식’ 구도가 최초로, 그것도 확실하게 깨진 것이다. 1년 전 출범한 ‘촛불 정부’에 대한 강력한 지지 여론, 여기에 ‘탄핵’ 여파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지리멸렬한 야당에 대한 심판 기류가 중첩된 ‘바람 선거’였다. 그러나 이 바람은 3년 만에 180도 방향을 틀었다.

‘촛불 정부’ 출범과 탄핵 여파
2018년 부울경 지방권력 與 독식
올해 재·보선 국민의힘 압승에
출마 예상자, 야당으로 몰려
앞선 ‘대선’ 결과가 영향 미칠 듯

지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PK 민심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62.6%를 득표해 민주당 김영춘 후보(34.4%)를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눌렀다. 16개 구·군 중 강서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60%대 득표율을 기록한 압도적인 승리였다. 박 시장은 지난달 발표된 전국 광역단체장 평가에서도 부산시장으로는 역대 최고 성적인 4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 17~18일 실시된 리얼미터·YTN 여론조사(성인 201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민주당의 PK 지역 지지율은 25.6%로 국민의힘(44.6%)에 20%P 가까이 처졌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70.2%에 달했다. 여권에 대한 PK 지역 민심 이반 현상이 각종 수치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분위기는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일단 출마 예상자 수에서도 야당이 여당을 압도한다. 가 27일 부울경 기초단체장 출마예상자를 집계해 본 결과, 부산의 경우 16개 구·군에서 국민의힘은 34명, 민주당은 29명으로 나타났고, 경남은 국민의힘에서 무려 70명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30명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울산 역시 국민의힘 14명, 민주당 10명으로 야당이 많았다. 물론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민주당 역시 이전보다 후보군이 훨씬 풍성해진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이 부산 16개 구·군 모두에서 구청장·군수 후보를 배출한 게 4년 전 7대 동시지방선거가 처음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큰 변화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는 여야가 ‘스윙 보터’로 바뀐 부울경의 지방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변수는 지방선거 3개월 전인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대선이다. 지방선거의 ‘바로미터’ 격인 대선에서 여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다면 현재의 야당 우세 기류는 또 한번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의 결과라면 4년 만에 다시 PK 지방권력이 보수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더라도 PK에 여야 경쟁구도가 안착하면서 이전처럼 어느 일방의 ‘싹쓸이’ 현상이 재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 컨설팅 업체인 폴리컴의 박동원 대표는 “물론 대선 결과가 변수이긴 하지만, ‘집권’ 경험을 갖춘 현 여당의 조직력 등을 무시하기 어렵다”면서 “각 단체장의 성과와 경쟁력도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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