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싸움에 경선룰 논란까지… 거칠어진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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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가 이례적으로 거칠어지고 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1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본경선이 다가오자 중진과 신진 후보가 뒤엉키며 네거티브 선거전 양상으로 흐르면서다.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유승민 배후설’을 제기하자, 이 전 최고위원은 이를 ‘친박계 조력설’로 맞받아쳤는데 27일에는 후보들의 발언 수위가 한층 세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SNS에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을 두고 “탐욕스러운 선배들”이라며 “지난 서울시장 선거(4·7 재·보선)에서 오세훈 캠프에 있으면서 언젠가는 심판하겠다고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고 했다. 그는 “당의 후보가 선출된 뒤에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 밖의 사람들에게 줄 서서 부족함이 없던 우리 당의 후보를 흔들어 댔던 사람들, 존경받지 못할 탐욕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이었다”며 “미래와 개혁을 주제로 치러지던 전당대회를 계파니 조직이니 당직 나눠 먹기라는 구태로 회귀시키려는 분들, 크게 심판받을 것이고 반면교사의 사례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유승민 배후설’에
나·주 겨냥 “탐욕스러운 선배”
‘친박계 조력설’로 맞받아쳐
‘역선택 방지 문항’결론 못 내
청년·호남 비중 문제 미확정

초선 주자인 김은혜, 김웅 의원도 거들었다. 김은혜 의원은 SNS에 “느닷없는 계파 낙인으로 전당대회를 순식간에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면서 무슨 공정한 대선 관리인가”라며 “이치에 닿지도 않는 음모론으로 물을 흐리는 옹졸한 리더십에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이 보궐선거 전 유승민 전 의원을 찾아가 도와 달라고 한 적이 있지 않나. 그렇게 따지면 유승민계에 나 전 의원이 속해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주 의원은 곧바로 유승민계를 언급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주 의원은 SNS에 “계파정치의 피해자였던 유승민계가 전면에 나서 계파정치의 주역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신진기예로 인기를 얻는 어떤 후보(이준석)는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가 자신의 정치적 꿈임을 고백해 왔는데 (이런)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공정한 경선 관리가 가능하겠나. 유 전 의원 말대로 찌질한 구태정치”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옛 친박계로부터 정치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이 전 최고위원 지적에 대해 “어려울 때 당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지지는 하실 것”이라며 “저는 조직이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참 어렵게 싸우고 있다”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대전시당 기자간담회에선 “대통령 후보를 보유한 계파에서 당 대표를 맡으면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공정성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선거전이 격화되면서 경선룰을 둘러싼 논란도 확전 조짐이다. 본경선 여론조사의 ‘역선택 방지 문항’ 적용 여부를 놓고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당원 투표의 청년·호남 비중 문제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데 28일 의원총회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지도부에서 당내 일각의 반발에도 현행 규정을 고수하겠다는 태도를 내비치면서 한바탕 격론이 예상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당대표 후보자를 5명으로 추리는 예비 경선 결과 발표를 예정했으나 28일로 하루 발표를 늦췄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 중 40대 미만 샘플을 채우지 못해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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