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심도 민자에 ‘접속도로+손실 보상’까지 약속해 준 부산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본보, 실시협약·회의록 입수 분석

부산시가 2024년 개통 예정된 부산 만덕~센텀 대심도(이하 대심도) 실시협약 과정에서 ‘광안대교 접속도로’ 개통을 시한을 정해 확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손실까지 보상해야 하는데 이를 두고 부산시가 지나치게 불리한 협상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준공 3년 내 접속도로 개통하고
지연 땐 손실금, 통행료 조정’ 확약
280억 국비 확보 불투명한 상황
“지나치게 불리, 협상 실패” 비판

<부산일보>가 부산시와 대심도 운영사 부산동서고속화도로㈜ 간의 실시협약과 협약 전 진행된 31차례 회의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시와 운영사는 대심도 준공 3년 이내에 광안대교 접속도로를 개통하겠다고 협약했다. 협약서 54조 ‘관련 시설의 적기 준공’ 항목을 보면 ‘주무관청(부산시)은 본 사업의 교통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광안대교 접속도로 연결로 및 자동차 운전전문학원 옆 진출로를 본 사업의 준공일로부터 3년 이내에 완료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시는 또 54조 2항에서 준공이 지연되면 손실금액을 시행사에 지급하거나 통행료, 관리운영권 설정기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협약했다. 손실 보상 명목으로 2000원대(소형차 기준)로 예상되는 대심도 요금이 오르거나 불필요하게 시의 혈세가 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광안대교 접속도로는 벡스코 요금소~센텀시티 지하차도를 연결하는 276m 길이의 연결도로다. 대심도가 센텀시티 지하차도와 연결되므로, 접속도로는 사실상 광안대교와 대심도를 곧바로 잇는 역할을 한다. 해운대 신도시와 마린시티, 기장군에서 발생하는 교통량이 유입할 수 있어 운영사 입장에서는 접속도로 개통이 운영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시 입장에서는 280억원 상당의 국비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접속도로 개통 확약을 한 것은 협상 실패라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실제, 협약 당시인 2017년 접속도로 착공이 예정됐었지만 수년째 국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까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과거 부산시가 협약한 7개 민자 유료도로 협약에서 접속도로 개통을 확약한 사례가 없는 점도 협상 실패라는 분석에 힘을 더한다.

통행료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운영비 책정 협상에서 운영사 직원 자녀 학자금과 직원 회식비를 책정한 것도 논란이 인다. 운영사는 중고등학생 자녀 학자금, 대학생 자녀 학자금 5명분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시는 4명의 자녀에 한해 학자금으로 매년 1100만 원 지원에 동의했다. 직원 회식비 명목으로도 1인당 매월 2만 8000원 상당을 책정하는 것을 인정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학자금, 회식비는 통상 운영사 운영의 항목으로 봤고 광안대교 접속도로의 경우 대심도 개통 3년 이내에는 착공이 될 것으로 봐서 협약에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