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은 ‘지리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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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권력의 비밀, 지도력 / 김이재

그리스의 변방이던 마케도니아에서 태어난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에서 온 손님에게 그곳의 도로와 지도를 물을 정도였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지도를 통치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지도자였다. 나폴레옹은 등고선 지도를 전쟁에 도입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뉴딜 정책을 성공시킨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세계지도를 보면서 자신의 라디오 연설을 들을 것을 요청했다.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지도력(地圖力)’이 있다.

‘지리의 힘’ 세계사 흐름에 강력한 영향력
지도 펼치는 자가 부와 권력 거머쥔다

세계적인 석학으로 영국왕립지리학회에 초청받은 유일한 한국 지리학자인 김이재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게임의 규칙이 180도 바뀌고 기존 질서가 모두 무너진 혼란스러운 시대에 리더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바로 이 ‘지도력’이라고 <부와 권력의 비밀, 지도력>에서 강조한다.

여기서 지도력이란 지도를 읽고, 낯선 곳에서도 방향과 동선을 설정하는 능력, 지리적 상상력(세상의 모든 것을 공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변 경관을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성공의 기회를 포착하고 공간적 의사결정으로 운명을 바꾸는 능력을 말한다. 소위 글로벌 리더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 역량인 셈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선도국이 된 두 나라, 영국과 이스라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현장 중심, 지도 중심의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영국은 전통적인 지도 강국으로 1800년대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도 지도를 통해 해결책을 찾았고, 이스라엘 청년들은 어려서부터 ‘스트리트 스마트’를 배우고 위대한 여정이라고 일컫는 여행 ‘빅 트립’으로 세계 무대를 미리 체험하며 지리적 감각을 익힌다.

책은 문명이 막 형성되기 시작하던 때부터 코로나19가 창궐한 오늘날까지 세계사의 흐름과 경제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지리의 힘’에 대해 권력의 지도, 부의 지도, 미래의 지도 등 3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1부 ‘권력의 지도’에서는 탐험과 지도를 통해 성장한 미국의 역사, 쾌락의 지도만을 탐닉하다 쇠락한 프랑스 등을 통해 세계 패권의 변화가 나라의 지도력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2부 ‘부의 지도’에서는 꾸준히 사랑받는 명품 브랜드들의 혁신 비결을 통해 지도력이 어떻게 활용됐는지 알려준다. 3부 ‘미래의 지도’에서는 성공하는 투자를 위해 미래의 지도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소개한다.

세계적인 투자자이자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딸들에게 생일선물로 지구본을 사주고, 시간 날 때마다 세계 지리를 가르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식인 이어령 교수는 “신년에 달력을 보는 사람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다. 지도를 읽는 자가 앞으로 100년을 이끌어간다”고 말했다.

책의 결론. 지도를 펼치는 자가 부와 권력을 거머쥔다. 김이재 지음/쌤앤파커스/304쪽/1만 6800원. 정달식 선임기자 do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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