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세력 교육 거부하는 미얀마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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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시트웨에서 새 학기 등록이 시작된 후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학생 10명 중 9명이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미얀마나우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교원연맹(MTF)은 군부가 내달 1일 새 학기 수업을 시작하겠다며 이번 주에 학생등록을 받았지만, 등록자가 전국 학생 가운데 10%밖에 안 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등록한 학생은 900만 명이 넘었지만, 쿠데타 상황이 계속되는 한 등교할 학생은 100만 명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새 학기 학생 등록률 10% 그쳐
군부, 등록 방해 행위 단속도

학부모와 학생들은 “쿠데타 정권 아래 교육은 받지 않는다”거나 “군의 노예를 만드는 교육은 거부한다”며 등교 거부를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군부는 학생 등록을 방해하는 시위대를 의식해 주요 등록 장소에 군경을 배치했다. 군부는 각 학교의 수업 재개가 미얀마 사태의 안정화를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 보고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군부가 운영하는 신문에 학생들이 길게 줄 서 수업 등록을 하는 사진이 실렸는데, 네티즌들은 이 사진이 2019년에 촬영된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군경의 총탄에 목숨을 잃은 어린이들이 70명을 넘어서면서 쿠데타로 인한 어린이들의 희생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라와디는 지난 2월 15일부터 석달간 미얀마 전역에서 적어도 73명의 어린이들이 군경에 의해 살해됐다고 국민통합정부(NUG) 인권부 발표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킨 미오 칫(6)은 아빠에게 안겨있다가 집안에 들이닥친 군경이 쏜 실탄에 맞았고, 에 미앗 투(11)는 집 앞에서 뛰어놀다가 머리에 총을 맞아 목숨을 잃었다.

지역별로는 2대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사망자가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13명이 숨졌다. 소수민족 반군과 미얀마군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서부 친주나 중부 사가잉 지역, 동부 카야주 등에서 사망한 어린이들은 이번 집계에 포함하지 않아 어린이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저항 시위를 유혈진압하면서 지금까지 828명이 숨졌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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