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처음으로 대면한다.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웠던 미국이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러시아를 우군으로 끌어들여 글로벌 이슈를 주도하기 위한 미·중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16일 제네바서 ‘정상회담’
첫 만남… 북핵·국제 현안 논의
中과 ‘러 우군화’ 경쟁 치열할 듯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달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미·러 관계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 회복을 추구하는 가운데 양 정상은 다양한 긴급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렘린궁도 성명을 내고 양 정상의 회담 일정을 확인했으며, 이날 보도문을 통해 “(회담에선) 러·미 관계의 현 상황과 전개 전망, 전략적 안정성(전략핵 문제), 코로나19 대응을 포함한 국제 현안, 지역 분쟁 해결 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양국 정상회담 일정은 바이든 대통령의 첫 순방인 다음달 유럽 방문 말미로 잡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11∼13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같은 달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해킹, 핵 확산 차단, 기후변화, 코로나19 대응 등 각종 현안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방안 역시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열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에서도 북한의 핵프로그램 제한이 의제로 올랐다.

이에 맞서 러시아와의 전략적 연대를 공고히 하려는 중국의 시도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27일까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초청으로 제16차 중·러 전략 안보 협상차 러시아를 방문 중이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이번 방문에서 미국을 겨냥해 중·러 간 연대 강화, 다자주의 지지, 대만·신장·홍콩 등 중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