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실패한 AI 안과질환 진단 시스템 상용화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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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회 부산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

“구글도 이루지 못한 진단 시스템 개발을 우리가 성공한 것입니다.”

부산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형회 원장의 한마디엔 자부심이 묻어났다. 글로벌 기업인 구글도 실패한 진단 시스템은 ‘이동형 안저 카메라 기반 인공지능(AI) 안과질환 진단 시스템’을 말한다. 김 원장은 의생명연구원과 부산대 자회사인 ㈜에이아이인사이트가 개발한 이 시스템의 완성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령탑이다.

안저 사진으로 당뇨망막병 등 검진
안과 전문의 없이 질환 판독 가능
중남미·중동·동남아 진출 협의 중

인공지능 안과질환 진단 시스템은 안저카메라로 촬영한 안저(안구의 안쪽면)사진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 등 3대 안과질환을 진단하는 프로그램이다. 세 질환은 성인 실명 원인의 95%를 차지한다.

김 원장은 “부산대 안과 의료진이 직접 설계에 참여하고, 16만 장이 넘는 환자 망막 사진을 데이터화해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6월 다기관 임상시험에 들어가 올 2월 국내 최초로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취득했다. 세 가지 질환 모두 90%를 훨씬 넘는 판독 정확성을 보였다”며 “현재 부산시 지원을 받아 시민 3만 5000명을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진행 중인데, 연말까지 완료한 뒤 내년부터 본격 상용화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진단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안과 전문의 없이도 질환 판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김 원장은 “비전문가도 사용 가능해 안과 전문의가 부족한 농어촌, 도서 벽지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다”면서 안과와의 시너지 효과도 강조했다. “세 질환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조기 진단해 안과와 연결함으로써 실명 환자를 대폭 줄일 수 있고, 안과 치료 효과도 증대될 수 있다.”

이미 인천 송도의 개원의와 검진센터 몇 군데에서 건강검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김 원장은 귀띔했다. 또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현장실사를 마치고 조만간 인허가 예정이며, 중남미·중동·동남아 여러 국가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2016년부터 의생명연구원을 이끄는 김 원장은 에이아이인사이트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안과 진단 시스템 외에도 심리상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과 부산대병원 교수가 특허 낸 휴대용 심전도기기의 상품화도 진행 중이다. 올해 50억 원 투자도 유치한 상태다.

김 원장은 부산대병원이 에코델타시티에 추진 중인 동남권 스마트 헬스케어 클러스터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은 동남권 미래와 직결돼 있다. 대학, 병원, 연구소, 기업이 집약돼 연구개발에서 제품화까지 가능한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에코델타시티가 그 최적지이고, 신공항도 반드시 들어서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인천공항 인근의 송도에 자리 잡았듯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24시간 관문공항이 필수다”고 힘줘 말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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