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대공원? NO… 부산진성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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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자성대로 불렀던 부산진지성을 부산시가 지난해 부산진성으로 명칭을 변경해 고시했음에도 여전히 자성대공원은 부산진성공원으로 변경되지 않고 있어, 지역의 한 주민 협의체가 자성대공원 명칭을 부산진성공원으로 변경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조선 후기 수군 수축·증축
구한말까지 ‘부산진성’ 명명
작년 명칭 변경 고시 불구
임진왜란 당시 왜성 따온 개념
공원 이름으로 그대로 사용
래추고 부산진성탐사대
부산시에 이름 복원 요구
지난 1월부터 1인 릴레이 응원

래추고주민협의체 부산진성탐사대(이하 래추고 부산진성탐사대)는 부산 동구 범일동 자성대공원 명칭을 부산진성공원으로 바꿔 줄 것을 부산시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래추고 부산진성탐사대는 올해 1월 말부터 ‘부산진성 이름 찾기 1인 릴레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릴레이 첫 주자로 박승지 래추고주민협의체 회장이 나서, 5월 24일 현재 릴레이 주자가 85번을 넘었다. 이 중에는 지역 국회의원, 구의원, 구청장, 시 교육감도 참가해 힘을 보탰다.

부산시는 1972년 6월에 지정된 부산시 기념물 제7호 ‘부산진지성’을 ‘부산진성’으로 명칭을 변경해 2020년 1월 15일 고시했다. 부산시는 명칭을 변경한 이유로 ‘우리나라 성곽 체계에서 본성(本城)과 지성(支城)을 구분하여 쓰는 용례가 없다. 지성이란 명칭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부산진성을 허물고 축조한 증산왜성을 본성(모성), 자성대왜성을 지성(자성)으로 부른 데서 유래한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 후기 우리 수군이 자성대왜성을 수축·증축하면서 구한말까지 명백히 ‘부산진성’이란 이름으로 사용한 것에 따라 문화재 명칭을 복원하는 게 맞는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부산시가 지정문화재 명칭 변경 고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부산진지성(혹은 자성)’이 아니라 ‘부산진성’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오류가 발견된다. 대표적인 게 공원 이름으로 아직 자성대공원으로 남아 있다. 또 관광안내도와 기념물에 대한 안내판은 대부분 부산진지성에서 부산진성으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이바구길 안내도와 부산진성 북문 입구 표지석과 부산포 개항가도 지도 등에는 자성대공원이라 표시돼 있다.

정순태 래추고 부산진성탐사대장은 “지난해 부산시의 명칭 변경 고시로 관련 기념물 복원과 안내문 등은 수정됐다. 하지만 아직도 자성대공원 명칭은 바뀌지 않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성의 이름을 아직까지 공원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대장은 “부산진성 동문은 진동문이다. 1975년 복원 당시 옛 문의 이름을 알 수 없어 건춘문 현판을 달았다. 그 후 진동문임이 확인돼 안내문도 수정됐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지난 3월 말 동문 현판 정정 관련 안건 심의를 보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진남대 현판이 마당이 없는 건물 쪽에 걸려 있어 정작 공원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무슨 건물인지 몰라 안내 간판을 보고 겨우 건물 이름을 알게 된다. 현판을 건물 앞뒤로 걸어 관람객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곽 전문가인 나동욱 복천박물관장은 “자성대나 자성대공원이란 말은 왜성에서 따온 개념으로 왜성의 정상부 일부를 가리키는 자성대라는 용어가 부산진성을 대표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자성대공원을 부산진성공원으로 바꿔주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동문 명칭은 이달 말에 부산시 문화재위원회에서 재검토 안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도 동의하고 있어 정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자성대공원 명칭 문제는 많은 사람에게 이미 인지돼 있고,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해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다”고 말했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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