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대모잠자리 서식지 발견” 대저대교 변수 되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 22일 낙동강 하구에서 습지와새들의친구 회원들이 생물 다양성의 날을 맞아 대저대교 건설 철회를 요구했다. 왼쪽 사진은 삼락생태공원에서 발견된 ‘대모잠자리’. 습지와새들의친구 제공

대저대교 건설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대모잠자리’의 서식지가 대거 발견돼 다음 달 노선 변경 여부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대모잠자리는 공동조사 대상인 겨울철새는 아니다. 일단 부산시는 다음 달로 예정된 ‘평가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평가위원회는 겨울철새 공동조사,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저대교 노선 변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부산 환경단체 ‘습지와새들의친구’는 “대저대교 건설지에 포함된 부산 삼락생태공원 부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대모잠자리’ 서식지가 다수 발견됐다”면서 “최소 35마리가 직접 관찰됐으며, 조사지역 바깥에도 비슷한 규모의 연못이 5곳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총 개체 수는 140마리 이상일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삼락생태공원서 최소 35마리
“국내 최대 서식지 사라질 판”
환경단체, 교량 건설 철회 촉구
내달 노선 변경 결정에 영향

‘대모잠자리’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2급으로, 유기물이 풍부한 연못이나 습지에 주로 서식한다. 몸에 갈색 바탕에 검은색 등줄이 있는 게 특징이다. 주로 4월 하순부터 6월까지 활동하는데 도시 개발로 서식지와 개체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지난달 25일 오후 대저대교 건설지에 포함된 삼락생태공원 내 3000평을 대상으로 대모잠자리 서식 실태를 조사했다. 이들은 해당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5일 오전 10시 30분께 부산시청 앞에서 대저대교 건설 계획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박중록 낙동강하구살리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대저대교 건설지에서 발견된 대모잠자리 서식지는 국내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교량 건설로 멸종위기종 서식지가 파괴될 게 불 보듯 뻔한 만큼, 부산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오는 26일 평가위원회 회의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재차 주장할 예정이다. 낙동강환경유역청 주관으로 열리는 이 회의에는 부산시와 환경단체, 평가위원이 의견을 주고 받는다.

이처럼 환경단체가 대저대교 건설지 내 새로운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발견하면서 대저대교 노선 변경에도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평가위원회는 다음 달 중순 내로 겨울철새 공동조사 결과,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저대교 노선 변경 여부를 제시한다. 노선 변경을 결정할 경우 대안 노선도 제안할 예정이다. 평가위원은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각 1인으로 구성돼있다. 지난해 12월 맺은 협약에 의해 부산시와 낙동강환경유역청, 환경단체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평가위원회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부산시는 다음 달 평가위원회 결정을 수용해 대저대교 노선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부산시 도시계획실 관계자는 “평가위원회가 다음달 대저대교 노선 변경 여부를 결정하면, 이를 전달받아 가능한 만큼 수용하겠다”면서 “식만~사상 간 도로 중 대저대교를 제외한 서낙동강 구간도 평가위원회 결과를 지켜본 뒤 대저대교와 함께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