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제한에 ‘월담’까지… 집합제한 비웃는 민락술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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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현장에 가 보니

정원 제한으로 출입이 막히자 일부 방문객이 민락수변공원 울타리를 넘어 들어가고 있다.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하는 술자리가 늘어나자 입장 인원을 제한했으나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인근 놀이터로 이동해 술자리를 계속하거나, 심지어 담을 넘어 공원에 진입하는 등 갖은 변칙 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

지난 22일 토요일 저녁 6시 30분께. 식당과 술집 영업 제한 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민락수변공원 출입구 3곳 중 1곳이 폐쇄됐다. 개장 30분 만에 정해진 인원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모여든 탓이다. 또 그로부터 얼마 후 이미 정원이 차 버려 오후 8시 30분께는 신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5m가량 이어졌다. 수영구청은 지난 7일부터 민락수변공원의 출입구 6곳 중 3곳을 통제하고,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2000명만 동시에 머물도록 하고 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무색
밤 10시 되자 주변 ‘인산인해’
출입구 통제로 입장 제한하자
노상·놀이터로 옮겨 술자리
돗자리 간격 좁아 감염 우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식당과 술집은 10시까지만 운영한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 사이에선 민락수변공원이 술자리 장소로 입소문이 난 상태다. 인근 회 센터나 주점에서 저녁 자리를 가진 뒤 민락 수변으로 ‘2차’를 가는 식이다. 게다가 요즘 기온이 올라가면서 노상에서 술을 마시는 인원도 급격히 늘었다. 현행 ‘공원법’상 자연공원을 망치는 취사·음주·흡연 등의 행위가 금지된다. 하지만 민락수변공원은 파도 범람을 막기 위한 ‘공유수면’이어서 공원법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날 오후 10시가 넘어가자 인근 술집에서 1차를 마무리하고 2차 자리를 가지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민락수변공원 앞 민락수변로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인들은 어깨를 부딪히며 걸어야 했고, 차량들은 서로 엉키면서 경음기를 울려 댔다. 더욱이 민락수변로에서는 푸드트럭 음식과 횟집 포장 주문 이용객이 뒤섞여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인원수 제한으로 민락수변 공원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이들이 담을 몰래 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다른 이들은 민락수변공원 인근에 있는 어린이놀이터로 향했다. 이처럼 인파가 몰려 벤치가 꽉 차자 놀이터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술판을 벌이기도 했다. 한 안전요원은 “정원이 다 차서 들여보내 줄 수가 없는 데도 술을 마신 채로 욕을 하며 떼를 쓰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글·사진=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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