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방치 ‘황령산 스노우캐슬’ 활용 사업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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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흉물스레 방치된 부산 황령산 스노우캐슬을 활용하는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수분양자에 대한 보상 문제가 80% 이상 해결되면서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사업자가 조성계획 변경안을 부산시에 제출할 전망이다.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에 이어 황령산 스노우캐슬까지 개발 이슈가 연이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박형준 부산시장의 시정 철학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분양자 보상 80% 이상 해결
조만간 ‘계획변경안’ 제출 계획
“관광테마 인프라 대규모 투자”
환경·시민단체와 마찰도 예견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황령산 스노우캐슬의 수분양자 200명(등기 54명, 미등기 146명) 가운데 현재 82.5%인 165명(등기 46명, 미등기 119명)에 대한 보상 합의가 이뤄졌다. 수분양자 8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사업 추진과 관련한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도심 스키장을 표방했던 황령산 스노우캐슬은 수익성 부족으로 개장 1년 만인 2008년 8월 폐장했다. 28차례에 걸친 공매 끝에 2012년 현재 사업자인 에프엔인베스트먼트가 인수했다. 부산의 향토기업인 대원플러스건설, 동일철강, 골든블루 3개 회사가 주주로 참여해 설립했던 업체다. 타 지분을 모두 인수한 대원플러스건설 측은 1143억 원을 들여 스노우캐슬을 포함한 인근 21만 6000㎡ 부지를 휴식공간과 레저시설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2015년 사업자가 부산시에 제출한 계획서에는 키즈랜드, 감성놀이터, 펀 포레스트, 산림휴양숙박시설 등이 담겨 있었다.

이번에 새로 제출될 제안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동안 황령산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할 케이블카와 남산타워보다 높은 정상 전망대, 스키돔 활용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대원플러스건설 고위 관계자는 “사업 제안 내용이 확정되기 전에 이를 밝히기는 곤란하다”며 “2030월드엑스포 유치, 국제관광도시 선정 등 도시 위상에 걸맞은 관광테마 인프라를 갖추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환경을 제대로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자 측은 케이블카, 전망대, 초대형 물놀이 시설 등을 통해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비도 당초보다 훨씬 늘어 1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부산시 공원운영과 관계자는 “사업자 측이 이르면 이달 말 수분양자 보상문제를 해결하고 지금까지 설계한 내용을 제안하기로 했다”며 “아직 새로운 제안서가 접수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비를 대폭 증액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조성계획 변경제안이 접수되면 도시공원심의위원회와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해 해당 시설의 적정성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부산의 허파인 황령산을 난개발로 훼손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스노우캐슬로 인해 ‘흉물’로 변한 황령산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사업성 확보 등을 이유로 이곳에 숙박시설 등을 짓게 된다면 시민의 자산을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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