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 기미 없는’ 미얀마 사태… ‘해결 의지 없는’ 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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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시민이 800명을 넘어서면서 시민군의 저항도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24일 이라와디와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미얀마 동부 카야주에서 전날 카렌족 시민군과 정부군 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카렌족 시민군이 경찰서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최소 15명의 정부군이 숨지고, 경찰서도 불에 탔다. 카야주 데모소 고속도로에서도 같은 날 교전이 벌어져 정부군 24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야주뿐만 아니라 친주 민닷지역 등 곳곳에서 정부군과 시민군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군은 기관총과 자동소총, 수류탄, 유탄발사기까지 동원해 시민군 소탕작전을 벌이는 데 반해 시민군은 19세기 방식으로 집에서 만든 엽총, 사제폭탄 등 재래식 무기로 극렬히 저항하고 있다. 23일 현재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목숨을 잃은 시민은 818명에 이른다.

시민군·정부군 잦은 교전으로
양측 희생 증가 등 상황 ‘악화’
군부, 폭력 종식 합의 이후도
한 달간 시민 70명 목숨 앗아
아세안은 특사 구성조차 못 해


사정이 이런데도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폭력 종식 합의와 미국 등 국제사회가 내놓은 군부 제재 방안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세계 각국이 미얀마 사태 해결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아세안은 지난달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특별정상회의를 갖고 쿠데타 장본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미얀마의 즉각적 폭력 중단 등 폭력 종식 합의에 이른 바 있다. 하지만 합의 한 달 만에 70명에 이르는 시민이 추가로 목숨을 잃은데다 아세안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특사와 대표단 구성조차 하지 못해 ‘실행력 없는 아세안’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처럼 사태 해결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는 아세안의 행보에 미얀마 군부도 아세안과의 합의 사항을 제안으로 격하시키고,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을 강제 해산시키는 등 합의를 지키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얀마 안팎에서는 아세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권을 위한 동남아국가연합 의원들(APHR)’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아세안 나머지 9개 회원국이 아세안 5개 합의 사항의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실행을 미얀마 군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SNS에 “아세안은 유혈 사태 종식을 주장하기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은 군부 쿠데타 이후 113일째 만인 24일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별 법정에 출석한 수치 고문은 “NLD는 국민을 위해 창당됐으며, 국민이 있는 한 존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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