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권주자들 “盧 정신 계승” 한목소리 속 메시지는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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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 추도식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 추도식에서 권양숙(맨 앞) 여사와 김부겸(왼쪽 두 번째) 총리 등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23일 ‘노무현 정신 계승’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유산 중에 자신이 계승해야 할 ‘1순위’에 대해서는 각자 차별화된 메시지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자신이 오랫동안 강조해 온 ‘공정’을 앞세웠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해 10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제 등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내가 해 온 모든 정책들이 공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역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 공정한 세상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글을 남겼다. 23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도 균형발전과 국민통합의 꿈, 반칙과 특권 없이도 승리할 수 있는 공정한 세상 등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비전을 언급하면서 “과거이자 미래인 당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온 힘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공정한 세상 만들겠다”
이낙연, 국가균형발전에 방점
정세균 “검찰개혁 완수가 과제”
이광재, 27일 출마 공식화

전직 국무총리 자격으로 이날 봉하마을에서 열린 공식 추도식에 참석한 이낙연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께서 남긴 숙제를 우리가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가 반성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유지 중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으로 ‘국가균형발전’을 꼽았다. 이 전 대표는 대표 재임 시절 가덕신공항 건설과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등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국토 다극화 전략에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 비수도권 광역단체장을 지낸 이 전 대표가 차기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균형발전을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추도식 전에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과 만난 자리에서도 “남부권 발전이 균형 발전의 핵심으로, 김경수 지사와 협력해 나가겠다”며 가덕신공항의 신속 추진, 부산과 목포 간 KTX 신설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연일 ‘검찰 개혁’ 완수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날 추도식 뒤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원하던 공수처가 출범한 것은 성과”라면서도 “미진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완수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당신을 정치적으로 타살한 세력이 반칙과 특권으로 발호하려고 한다. 정치검찰의 검찰 정치, 대한민국의 검찰 공화국 전락을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재차 검찰을 비판했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하는 동시에 검찰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을 가진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개혁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김두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기일을 맞아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를 되새겨 본다”며 “저력 있는 국민의 힘을 모으고 더 나은 나라로 나아갈 확신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당면한 현실을 타개하는 데 몸을 던질 줄 아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한편 ‘노무현의 오른팔’로 불려 온 이광재 의원은 이날 추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27일 노 대통령이 자방자치실무연구소를 만들었던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출마선언을)하기로 했다”고 대선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동북아 균형자의 꿈, 균형발전의 꿈, 디지털국가를 향한 꿈, 힘 없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든든한 나라를 만드는 노 대통령의 꿈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노 대통령의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함께 개척해 나가는 개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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