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중도 확장 행보’를 이어갔다. 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소통·통합·실용 정신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집권 여당과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기현 봉하 추도식 참석
“盧는 국가 위해 뜻 굽혔는데
지금은 힘으로 밀어붙여”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통합의 정신이 아쉬운 요즘에 노 전 대통령께서 남기신 그 뜻을 우리의 이정표로 삼아 갔으면 좋겠다”며 “국민 참여 민주주의와 실용 정신을 되새기면서 노 전 대통령께서 남기신 큰 족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통합’을 내세워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김 대행이 ‘중도층 끌어안기’에 나선 사이 당에서는 여권을 향해 맹폭을 퍼부었다. 국민의힘 안병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살아생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 줬다”면서 “(여권이)지금처럼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힘으로 밀어붙이는 입법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국민통합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 경고했다. 같은 당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한·미 FTA, 이라크 파병 결정 등을 언급하며 “국가의 실익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뜻을 굽히고, 지지 진영도 설득할 줄 아는 ‘실용의 정신’이야말로 지금의 정치권이 본받아야 할 자세”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살맛 나는 세상을 위해 온 마음 다 바쳐 헌신한 노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들이 오늘만큼은 ‘서민팔이와 민주팔이’에 여념이 없는 정치인들에게 큰 반향이 되어 작금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민주당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