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급락’ 주식 ‘주춤’… 시중 돈, 다시 은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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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이 급락하고 주식시장마저 주춤하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돌아가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이 불과 2주 만에 12조 원 이상 늘었고, 정기예적금도 5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 12조 증가
신용대출 잔액도 감소세로 전환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이달 20일 기준 659조 5915억 원으로 집계됐다. 2주 전인 이달 6일(647조 1085억 원)과 비교해 12조 4830억 원이나 늘어났다. 정기예적금 잔액 역시 20일 기준 651조 1162억 원으로, 이달 4일(651조 1162억 원)과 비교해 4조 8258억 원 증가했다. 특히 정기예적금의 경우 올 들어 줄곧 감소세를 보이다 이달 처음 증가세로 전환했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몰리는 이유로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을 꼽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지난해부터 계속된 주식 활황에 더해 최근 뜨거웠던 가상자산 열풍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은행 자금이 투자시장으로 이동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적금을 깨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지난 10일 사상 최고가(3249.30)를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최근 3150선까지 내려앉은 뒤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경우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방정'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가상자산 시장은 미·중의 잇단 규제 강화라는 악재까지 겹쳐 최근 최고점 기준 40%가량 급락했다. 이에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으로 몰렸던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컴백’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해석이다.

한편 ‘빚투’(빚내서 투자)의 지표 중 하나로 해석되는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이나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까닭으로 풀이된다. 20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 1019억 원으로 지난달 말(142조 2278억 원) 대비 4조 1259억 원 줄었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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