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이준석, 당심은 주호영·나경원… 초반 판세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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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초선 김웅(오른쪽)·김은혜(가운데)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인 당대표 출마자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당권 경쟁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최종 승자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의힘은 오는 28일 5명의 본경선 진출자를 확정한 뒤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30일~다음 달 6일)와 선거인단 투표(다음 달 7~10일), 국민 여론조사(9~10일)를 거쳐 다음 달 11일 당대표와 최고위원(4명) 당선자를 확정한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경쟁 돌입
이준석, 최근 지지율 30%로 1위
주호영은 영남 당원들 지지 높아

당대표 경선 초반 판세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당심과 일반 민심 사이에 심각한 괴리 현상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당내 역학구도와 선거인단 구성 비율 등을 감안할 때 주호영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당심에서 다소 우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일반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와 달리 원외인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일반 여론조사 지지도는 압도적으로 높지만 당심 확보 경쟁에선 뒤처진다는 지적이 인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22일 실시한 ‘국민의힘 당대표 지지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30.1%의 지지율로, 2위인 나경원(17.4%) 전 의원을 12.7%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3위인 주 의원은 9.3%였다. 이 기관이 지난 8∼11일 진행한 조사에선 나경원(15.9%) 전 의원이 이준석(13.1%) 전 최고위원보다 앞섰으나, 이번엔 순위가 역전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가 17~19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이 19%의 지지율로, 국민의힘 당대표 선호도 1위였고, 나경원(16%) 전 의원과 주호영(7%) 의원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경선룰이다. 국민의힘은 본경선 진출자를 대상으로 선거인단 70%와 일반 여론 30%를 합해 최종 승자를 결정한다. 선거인단의 60%에 육박하는 영남권 당협 위원장 지지를 많이 확보한 주호영 의원과 서울에서 약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서로 승리를 장담하는 이유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주 이상 대구에 상주하면서 영남 당심 공략에 주력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당협 위원장들의 당원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당심이 민심을 닮아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아무리 현역 의원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일반 여론조사에서 현저히 뒤처질 경우 승리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4·7 재·보궐선거 때 박형준(부산) 오세훈(서울) 시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최종 확정되는 과정에서도 일반 민심의 압도적 지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공천관리위원을 지낸 국민의힘 안병길 대변인은 “요즘은 민심과 당심이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했고, 모 정치 전문가는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 ‘정권교체’ 열망이 워낙 강해 당원들이 일반 지지도가 높은 당대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은 18일간 일반 지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당심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후보가 제1 야당의 당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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