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휴전 합의에도 ‘아슬아슬’ 해묵은 갈등, 언제든 ‘분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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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휴전에 전격 합의한 2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인들이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이슬람교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 모여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 열흘 넘게 이어 온 대규모 무력 충돌을 멈추고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유혈 사태를 촉발시킨 동예루살렘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사원에서 휴전 합의 후에도 충돌이 빚어지는 등 양측의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집트와 유엔 등이 중재한 휴전안을 수용하기로 하고 21일(현지시간) 오전 2시를 기해 전격 휴전에 들어갔다.

이집트·유엔 등의 중재안 수용
안보리 “환영”, ‘팔’ 재건 호소
종교 문제·정치 상황 등 ‘악재’
양측, 휴전 후도 곳곳서 ‘충돌’
유혈 사태 가능성 여전히 ‘존재’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2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휴전 합의를 환영하는 내용의 언론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는 성명을 통해 “안보리 이사국들은 21일부터 시작하는 휴전 발표를 환영한다”며 “휴전 합의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민간인들을 추모한다”며 국제사회에 유엔과 협력해 팔레스타인 재건을 도울 것을 호소했다. 이번 무력 충돌에서 안보리가 성명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휴전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교황은 21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교황청 비상주 겸임 대사들에 대한 임명장을 제정하는 자리에서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이 대화와 용서의 길을 찾기를, 인내를 갖고 평화와 정의를 세우기를, 형제·자매들의 공통된 희망과 공존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가기를 모든 공동체가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예루살렘을 둘러싼 종교갈등과 유대인 정착촌 건설 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해묵은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양측의 분쟁은 언제든 재발 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3대 성지 성전산이 있는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상정한 팔레스타인은 이를 지키기 위해 어떤 충돌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스라엘 역시 자위권을 내세워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동예루살렘 인근 셰이크 자라 지역에 거주 중인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겠다고 위협하는 등 아랍계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도 논란을 되풀이하고 있다.

우파 연정 구성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정치 생명 최대 위기에 봉착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극심한 경제난으로 민심을 잃은 하마스가 정권 유지책으로 분쟁 카드를 또 꺼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재차 거론된다.

실제로 양측 충돌은 휴전 이후에도 감지되고 있다. 동예루살렘 성전산에 위치한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 경내에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 명이 모여 예배가 진행된 가운데 이 중 수백 명이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했다. 이스라엘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면서 시위대 15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예루살렘 북부 다마스쿠스 게이트와 요르단강 서안 도시 헤브론·나블루스 등지에서도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 경찰 간 충돌이 벌어졌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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