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트 희비극 ‘승부의 종말’ 부산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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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연극단 25~29일 공연

이번에는 ‘승부의 종말’이다.

지난 연말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한 부두연극단이 이번에는 사무엘 베케트의 ‘승부의 종말’을 무대에 올린다. ‘고도를 기다리며’가 기다림을 다룬 작품이라면, ‘승부의 종말’은 인간의 마지막을 다루는 작품으로 부산 초연작이다. ‘승부의 종말’에는 오정국, 윤준기, 이동희, 이수경 배우가 출연한다.

‘승부의 종말’에는 네 사람이 등장한다. 시각장애인이면서 하반신마비로 서지 못하는 햄, 다리를 절며 앉지 못하는 불편한 몸으로 햄을 시중드는 클로브, 햄의 부모 나그와 넬. 햄과 클로브는 양쪽에 들창이 있는 좁은 방에 살고, 나그와 넬은 쓰레기통 속에 머문다. 이들은 죽음의 한계 상황에 처해 있는 존재들이다.

모두 죽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외부 세계에 어린아이가 나타나자 클로브는 자신들의 소굴을 떠나려 한다. 하지만 그는 떠나지 못한다. ‘고도를 기다리며’ 속 두 광대가 떠나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 연극은 베케트의 직관이 만들어낸 허구로서의 존재 양식을 희비극으로 풀어낸다.

이성규 연출가는 “이 작품은 베케트가 생전에 가장 좋아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며 “인생이란 정해진 순서에 따라 게임이나 놀이하듯 살다가, 때가 되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 것인가를 묻는 연극”이라고 말했다.

이 연출가는 그동안 ‘마지막 테이프’ ‘대사없는 일막’ ‘고도를 기다리며’ 등 베케트의 작품을 공연했다. 이 연출가는 “앞으로 ‘오! 해피데이’ ‘쓰러지는 모든 사람들’ 등 베케트의 전 작품을 공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두연극단 119회 공연 ‘승부의 종말’=25~29일 액터스소극장.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2만 원. 예매 010-7450-3582.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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