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변호사보다 더 독한 연기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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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의 새로운 도전

올 상반기에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와 드라마 ‘빈센조’로 잇달아 대중을 찾은 배우.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해 내년이면 데뷔 15년을 맞는 배우. 고운 외모에서 풍기는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 이면에는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도 공존한다.

배우 송중기(36)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 초 공상과학(SF) 영화 ‘승리호’에서 사연 있는 우주 청소선 조종사를 빚은 데 이어 tvN 드라마 ‘빈센조’에선 악당 출신 마피아 변호사로 변신해 새 얼굴을 그렸다. 성격부터 배경까지 결이 다른 캐릭터지만, 맞춤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 여파에 최근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송중기는 “두 작품 연속 흥행했다고 평가해주니 감사하다”며 “긍정적인 과정에서 나오는 결과물이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빈센조’‘승리호’로 제2 전성기
출연 결정 좌우하는 건 ‘끌림’
장르에 대한 갈증 아직도 커
차기작 ‘보고타’ 이달 촬영

송중기의 올해 행보와 성과는 어느 때보다 의미 깊다. ‘승리호’는 지난해 그가 이혼 직후 촬영에 들어간 작품인 데다 2년여의 짧지 않은 연기 공백을 깨고 선보인 그의 첫 영화 복귀작이어서다. ‘빈센조’ 역시 그가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내놓은 브라운관 복귀작이고, 이 작품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악랄한 캐릭터 연기와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송중기는 “장르에 대한 갈증은 아직도 크다”며 “아직 못해본 장르도 많다. ‘빈센조’보다 더 어두운 장르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할 때 막히는 경우가 생기면 대본에서 답을 찾는 편”이라며 “‘빈센조’는 그 습관이 제게 맞는 방법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줬다”고 했다.

과정이 쉽진 않았단다. 당초 극장 개봉을 준비했던 ‘승리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동영상플랫폼(OTT) 행을 택했고, 10%대의 시청률로 순항하던 ‘빈센조’는 중국 상품 간접광고(PPL) 문제로 위기를 겪었다. 예상치 못한 암초였지만, 그럴 때마다 송중기는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송중기는 “코로나19로 개봉이 밀리는 등 불투명했던 상황이라 넷플릭스 공개엔 아쉬움이 없었다”며 “관객과 만나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PPL 논란에 당면했을 땐 주연 배우로서 내실을 다져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욱더 집중했단다. 그는 “PPL 부분은 같이 상의해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연 배우로서 실망한 분들께 사과드리는 게 맞다”며 “외적인 논란이 있으니 드라마의 내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 힘썼다”고 말했다.

그의 진심이 통한 걸까.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빈센조’는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14.6%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또 대중은 ‘돌아온’ 송중기에게 ‘제2의 전성기’란 평가를 붙였다. ‘승리호’와 ‘빈센조’ 등 본업인 연기는 물론이고 뮤직비디오와 브랜드 광고, 예능 프로그램 등 각종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서다. 송중기는 “출연을 결정할 때 늘 ‘끌리는 것’을 선택한다”며 “본능적으로 끌리지 않으면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성격이 못 된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이달 말부터 영화 ‘보고타’ 촬영에 들어간다. 이 작품은 1990년대 콜롬비아에 이민을 떠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작이 중단됐다. 송중기는 “해외 촬영이 어려운 상황이라 어떻게 진행할지 봐야 한다”며 “전 주연배우로서 어떻게든 작품을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송중기의 연기 변신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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