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질병’과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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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가지 질병으로 읽는 세계사 / 정승규

세계사를 바라보는 수많은 키워드 중 ‘질병’과 ‘약’에 포커스를 맞춰 풀어낸 책이다. 인류는 역사 속에서 자신의 정적을 없애기 위해 독을 이용하고, 영생을 누리기 위해 명약을 만들고자 했다. 또 즐거움을 위해 최음제를 만들기도 했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자신의 변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재판관들 앞에서 울며 용서를 빌지 않아서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그는 맹세코 재판관들은 자신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는 독배를 마셨다. 그가 받아 든 독배에는 헴록(hemlock)이 들어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독뱀으로, 히틀러는 청산가리로 생을 마감했다. 불로장생을 꿈꾸던 당태종 이세민은 수은 중독에 빠져 급사했다. 천재 음악가 베토벤은 납 중독으로 청력을 잃었다. 베토벤의 납 중독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증명된 사실이다. 루스벨트는 소아마비에 걸렸음에도 대통령 선거에서 4번이나 당선되었으며, 죽을 때까지 권력을 손에 놓지 않았던 덩샤오핑은 파킨슨병을 앓았다. 이처럼 어떤 위대한 영웅이나 세계를 뒤흔든 악인도 고통과 질병 그리고 죽음 앞에서는 평등했다.

역사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지만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지 않았다면, 베토벤이 귀먹지 않았다면, 아직 천연두 백신이 나오지 않았다면 과연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정승규 지음/반니/280쪽/1만 6500원.

정달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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