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통행량 못 미쳐도 고금리 대출 받아도 ‘무위험 고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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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의 늪- 유료道市 부산] ② 누워서 떡 먹은 민간자본

2020년까지 수정터널, 백양터널을 제외한 5개 유료도로는 적자를 봤다. 하지만 향후 운영을 지속할 경우 대부분의 유료도로가 큰 폭의 흑자 전환을 통해 건설비 수 배에 달하는 돈을 벌어들일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큰 수익을 남기는 유료도로는 거가대교다. 운영사가 자기자본금 1596억 원을 들여 만든 거가대교는 유료 운영 종료 시점에 최소 1조 2939억 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5087억 원의 적자를 봤지만 향후 30년 남은 운영기간 동안 순수익 1조 8026억 원을 벌어들이는 흑자 다리가 된다.

백양·수정터널 손익분기점 넘겨
거가대교 최소 1조 2939억 수익


1205억 원의 자기자본금이 투입된 부산항대교는 지난해까지 2603억 4000만 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올해부터 유료 운영이 끝나는 2044년까지 7028억 3000만 원의 수익을 내 총 순수익은 4424억 9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백양터널(자기자본금 10억 원)과 수정터널(자기자본금 56억 원)은 지난해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지난해 기준 각각 1954억 원과 2504억 6000만 원의 수익을 봤고 향후 수익은 각각 1882억 3000만 원, 3818억 6000만 원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운영사의 이익은 실제통행량이 예상통행량의 74.9%에 불과한데도 발생했다. 부산시 입장에서는 도로 건설에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높은 예상통행량과 수익률을 확정해 주고, 운영사 입장에서는 예상통행량 미달에 대한 부담감이 없이 높은 수익률을 보장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운영사가 예상통행량을 달성했다면 이들의 수익은 수 배 이상이 났을 것을 의미한다. 100% 국비로 지어진 광안대교 실제통행량이 예상통행량의 95.3%인 점을 감안하면 유독 민자도로만 예상통행량 산출에 실패한 이유는 면밀히 살펴볼 대목이다.

최양원 영산대 드론교통공학과 교수는 “교통수요 예측에 있어서 대부분 현재 교통수요만 인정하는 관행이 결국에는 시민 부담으로 이어진 꼴이다”며 “수요가 과잉으로 측정된 곳에 대해서는 상한선을 두고 재정지원금 지급을 막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용·손혜림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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