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백신 부작용만 침소봉대” 아무리 따져 봐도 빨리 맞는 게 이득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백신 도입 초기 접종이 본격화하면 백신 불안감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위에 접종자들이 늘면 백신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현실은 정반대였다. 99.9% 이상의 접종자들보다 접종과의 인과성도 아직 인정되지 않은 극단적인 이상반응 사례가 더 주목받았다. 그 틈을 노리고 가짜 정보 등을 통한 백신 불신감이 견고해진다. 팩트를 짚어 본다.

접종 뒤 몸살 증상은 자연스러운 현상
이상반응 신고율 11주 만에 20분의 1
AZ·화이자 백신, 안전성 차이도 없어
고령층 이상반응 희박… 미룰수록 손해


■백신 얼마나 위험한가

이상반응에 대한 방역 당국의 설명과 대중의 생각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접종 뒤 가벼운 몸살 기운 등도 일단 신고가 되면 모두 이상반응으로 집계된다. 반면 대중은 이상반응을 혈소판 감소증 같은 중증 반응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 격차 때문에 백신의 위험성이 과장되는 측면이 있다.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 뒤 이상반응 주간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15일 접종 11주(5월 9~15일)까지 466만 건의 접종 중 2만 건의 이상반응이 신고됐다. 누적 신고율은 0.47%다. 하지만 접종 첫 주(2월 26일~3월 6일) 1.82%였던 이상반응 신고율은 11주 차에 0.09%로 떨어졌다. 이상반응 비율 급감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고율 급감은 이상반응 집계에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개인 차이는 있지만 접종 뒤 몸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특별한 치료 없이도 완치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정보가 알려지면서 이상반응 신고도 줄고 있다. 이상반응 신고 규모가 실제 이상반응과는 다르다는 의미다.

중증 이상반응 발생 비율도 가짜 뉴스에서 언급되는 수준은 아니다. 11주 차까지 466만 건의 접종 사례 중 중증 이상반응은 920건이다. 1만 명 중 1.9명 정도다. 중증 이상반응 사례 역시 접종 뒤 신고가 되면 일단 집계되는데, 접종 인과성이 인정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19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박영준 이상반응조사 지원팀장은 “국내에서는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혈전증 사례가 없다”고 백신의 안전성을 재확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는 피해야 하나

접종 첫 주 AZ 백신 이상반응 신고율은 1.84%로 화이자의 0.58%의 3배를 넘었다. 하지만 11주 차 이상반응 신고율은 AZ는 0.11%, 화이자는 0.09%로 큰 차이가 없다. 접종 초기 AZ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 상대적으로 이상 반응 신고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백신별 누적 중증 이상반응 신고율는 AZ는 0.026%, 화이자는 0.014% 수준이다. 인과성이 인정 안 된 사례가 대다수인 만큼 정확한 이상반응 규모 비교는 아니지만, 신고율 자체로도 1만 명당 2~3명이냐, 1~2명이냐 정도 차이에 불과하다. 대중에게 알려진 것처럼 화이자가 AZ보다 몇 배 더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예약이 진행 중인 고령층 접종의 경우 미룰수록 손해다. 18세~29세의 이상반응 신고율은 2.9%이지만 75세 이상은 0.1%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이상반응 건수는 줄어든다. 젊은 층일수록 면역반응이 왕성해 접종 뒤 감기나 몸살 증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반면 70대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때 5.71%로 사망하고 있으며, 접종 뒤 감염으로 인한 국내 사망 사례는 없다. 고령층일수록 백신 이상반응을 걱정하는 것보다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인 셈이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