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난립한 국힘 당대표 경선… 최대 변수는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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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6월 11일)에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민하는 후보자가 10명을 훌쩍 넘는 난립 상황이 벌어지면서, 젊은 당권 주자들의 단일화 여부가 세대 교체론과 맞물려 지도부 얼굴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까지 3선 이상 중진 그룹에서 조경태·주호영·홍문표·윤영석·조해진 의원 등 5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초선급에선 김웅·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나선 가운데, 윤희숙 의원까지 결심하면 4명이다. 원외에서는 나경원·심재철·신상진 전 의원 등 3명이 후보군이다.

당 안팎에선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 등 소장파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현재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 경선에선 당원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가 적용된다. 중진들보다 조직 세가 약한 이들 입장에선 그나마 소장파를 지지하는 당원 표심 분산을 막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일부에서 여론조사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경선룰 변경 주장이 나오지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러면 본경선이 다가올수록 초선 그룹이나 소장파 지지층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려는 단일화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웅·김은혜·이준석 등 소장파
세대교체 표심 분산 차단 급선무
컷오프 규정 직후 급물살 탈 듯
‘힘 합쳐 대표선수 출전’ 여론에
PK 등 지역별 단일화 가능성도

김웅 의원은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의 변화를 보여 주기 위해선 이 전 최고위원이나 저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 전 최고위원이나 김은혜 의원이나 저나 필요한 경우에 자기희생을 할 것”이라며 단일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김은혜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단일화 자체에 닫혀 있지 않다”며 “이 판을 저희가 역동성 있게 한번 끌고 가고 싶다”고 했다. 다만 최근 당 대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의 경우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중에 만약 컷오프 이후 가진 차이점이 크지 않다, 꼭 당선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그때 논의를 시작할 수 있고 컷오프 전에는 그런 논의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온도 차를 보였다.

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시점은 예비경선(컷오프) 규정 결정 직후가 될 공산이 크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본경선에 4~6명이 후보를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4명 정도로 압축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12명이 출전하면 8명이 1차로 걸러진다. 본경선 룰은 당규로 정해져 있지만, 예비경선 룰은 당 선관위에서 재량으로 정할 수 있는 만큼 이 룰이 본경선 판세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예비경선에서 당원과 여론조사 비중을 50 대 50 비율로 조정할 가능성도 점쳐지는데, 최종안 유불리에 따라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경선방식이 결정되면 소장파 그룹 이외에 지역별 주자들의 ‘단일대오’ 역시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조경태·윤영석·조해진 의원 등 부산·울산·경남(PK) 후보군의 단일화가 관전 포인트다.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예비경선이 치러질 경우 ‘사전에 힘을 합쳐 대표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는 지역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출마를 고집하다 예비경선에서 떨어질 때 정치적으로 적지 않은 상처가 남을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하면 자연스레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나경원 전 의원 등판 여부도 단일화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도 “마지막 고민 중”이라고 했지만, 주변에선 사실상 출마로 가닥을 잡은 기류가 전해지며 금주 내로 출마 선언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수도권 ‘스타 정치인’인 나 전 의원의 향방에 따라 지지층이 겹치는 수도권 주자들이 단일화하거나 최고위원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나 전 의원과 지지기반이 유사한 권영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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